[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반쪽짜리 행사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 바르셀로나 2021(이하 MWC21)’가 일론 머크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카드를 꺼냈다.
MWC21은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다. 지난해 개막 일주일 전 코로나19를 이유로 취소했으나, 올해엔 예정대로 행사를 진행한다. 매년 미국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2021’조차 지난 1월 처음으로 전면 온라인 행사로 전환했으나, MWC21은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오프라인 전시에 불참하기로 한 상태다. MWC 전시 8개홀도 3개홀로 줄었다. 에릭슨, 노키아, 오라클 등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고 삼성전자와 인텔, 엔비디아는 온라인 행사에만 참가한다. 국내 통신3사도 오프라인 전시를 포기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도 MWC에 모습을 보이지 않을 예정이다.
주최 측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지난해 MWC 행사 취소로 인해 한 차례 기업이 지급한 참가비를 연장했다. 올해도 참가하지 않으면 환불, 연장받을 길이 없다. 그럼에도 이들 기업이 발길을 돌리는 이유는 코로나19 악재 때문이다.
스페인은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기준 전세계 11위다. 신규 확진자도 4341명에 달한다. 주요 경영진의 오프라인 행사 참가 때는 자가격리 기간 등 경영 공백까지 감수해야 한다. 더군다나,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빠지면서 새로운 기술과 네트워킹 기회를 현장에서 얻을 기회도 줄었다.
한 글로벌 기업 관계자는 “오프라인 행사뿐 아니라 온라인 행사 참여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위험이 여전히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참가만으로도 MWC 오프라인 행사를 홍보하거나 독려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MWC 흥행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GSMA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창립자 겸 테슬라 CEO를 기조연설자로 섭외했다. 일론 머스크 CEO는 거침없는 발언과 행보로 전세계에서 주목하는 인물 중 하나다.
일론 머스크 CEO는 오는 29일 열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스페이스X 스타링크 위성 통신 전략을 공유할 예정이다. 스페이스X는 로켓과 우주선 제작을 통해 광대역 인터넷 시스템인 스타링크를 구축한 경험이 있다. 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 고속 광대역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와 함께 IBM, 퀄컴, 버라이즌, 액센츄어, 보다폰, 카스퍼스키, 화웨이, 오렌지, 도이치텔레콤, ZTE, 차이나모바일 경영진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삼성 갤럭시 버추얼 이벤트’를 열고 갤럭시 기기 생태계를 소개한다. 스마트워치 미래비전과 스마트기기 보안 노력도 제시할 예정이다. 구글과 개발한 스마트워치용 운영체제(OS)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무역협회 등은 ‘코리아 파빌리온’ 전시관을 마련해 국내 20여개 이상 중소기업을 소개한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은 9개 기업과 함께 전시관을 구성해 확장현실 서비스를 선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3사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은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2021 5G 산업 파트너십 부문에 공동 출품했다.
앞서, GSMA는 스페인에 거주하는 자동차, 미디어, 금융, 제조 등 11개 주요 산업 종사자 대상으로 할인패스를 21유로(한화 약 2만8500원)에 내놓기도 했다. 일반인 구매 가격은 768.9유로(약 104만4200원)다. 2024년까지 MWC 바르셀로나 행사 때 50% 할인 혜택까지 제공한다. 이는 현지 참관객을 유인하기 위한 정책이다.
한편, 이번 MWC는 ‘커넥티드 임팩트’를 주제로 열리며 인공지능과 5G,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이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온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 5G, IoT, 미래 금융 등과 관련한 주제로 가상 전시 투어도 계획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