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온라인에서 사용자경험(UX)은 사이트에 방문한 사람들이 대상이고 오프라인에서 고객경험(CX)는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로 개념이 달랐다. 그래서 구매를 고려하는 모든 사람들로 개념을 확장한 고객관리경험(CXM)을 통해 온라인 방문 고객들을 이해하고 연구한다.”
장유성 SSG닷컴 데이터인프라본부장(전무)는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디지털 유통대전’에서 ‘코로나19 이후 유통산업의 변화와 미래전략’에 대해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장 전무에 따르면 올해 4월 온라인쇼핑거래액은 15조90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했다. 코로나19 처음 확산됐던 4월에도 전년대비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이미 12.5% 증가하며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온라인 쇼핑객들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중요도가 높아졌다. SSG닷컴이 기본적으로 유통회사이지만 기술조직을 갖추고 각종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시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 전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유통산업 변화로 크게 ▲텐저블 테크놀로지 ▲데이터 기반 고객 이해 ▲물류혁신 ▲ESG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텐저블 테크놀로지는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등을 활용해 온라인에서도 현실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식료품 구매 시 방울토마토를 사더라도 냄새도 맡고 직접 만져보는 경험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반면 온라인에선 사진으로밖에 느낌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에 오프라인에서의 경험을 어떻게 전달할지 노력해야한다는 주장이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의 경험이 다르다. 가령 일반 매장에선 사람들이 어떤 물건에 관심을 갖고 언제 고객들이 몰려오는지 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온라인에선 이러한 고객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데이터다.
장 전무는 “온라인에선 고객들이 어디서 뭘 하는지 볼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로 고객 마음을 읽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며 “SSG닷컴은 조직 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인력만 60여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물류혁신도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선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해 직접 집으로 가져갔지만 온라인에선 집 앞까지 물건을 배송해야 한다. 특히 신선식품 영역에서의 차이가 가장 크다. 식품이 문앞에 몇시간씩 방치되지 않도록 새벽배송 등 시간을 맞추기 위한 기술혁신이 필수다. 이외 다회용 보랭가방 등 친환경적 요소를 도입해 사회에 부담 주지 않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SSG닷컴에서는 오프라인과는 다른 온라인에서의 생생한 쇼핑 경험을 위해 다방면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가령 이마트나 신세계 백화점이 직접 상품을 판매할 경우 파주 스튜디오에서 제품 촬영을 한다. 고해상도 영상과 사진으로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있게 하기 위함이다.
SSG닷컴은 실제 데이터 기반으로 소비자들 마음을 읽는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소비자 구매 데이터들을 활용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거나 인기 상품들도 추천한다. 장 전무에 따르면 SSG닷컴은 개인별 맞춤형 상품·카테고리 큐레이션이 50% 이상 진행됐다.
또 상품별 최적의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서 가격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술조직이 만든 시스템을 영업·상품기획자(MD)·바이어들이 잘 받아들일지 내부적 고민도 했지만 예상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먼저 찾는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콜센터 과다업무를 막기 위해 도입한 챗봇은 대부분 반자동화 수준에 이르렀다.
그는 “올해 2월 성능 뛰어난 챗봇을 도입했는데 예전 챗봇이 고객 불만 전화 중 20%를 챗봇에서 해결했다면 지금은 98% 이상을 알아서 해결하거나 해결 못할 경우 콜센터 직원이 바로 확인하도록 돕는다”고 했다.
SSG닷컴은 신세계백화점에서 파는 명품들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메타버스 기술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또 직접 피부에 발라봐야 하는 화장품은 온라인몰 한계 극복을 위해 가상 메이크업 기술도 준비 중이다.
장 전무는 “온라인 유통산업은 21세기 가장 복잡한 사업 중 하나지만 효율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산업”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