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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강국 이끈 CDMA 역사속으로…LGU+도 25년만에 2G 종료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대한민국 이동통신 강국을 이끌었던 2세대(2G)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된다. 지난해 SK텔레콤에 이어 LG유플러스도 2G 서비스를 종료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혜숙, 이하 과기정통부)는 LG유플러스가 신청한 '2G 사업폐업 승인 신청' 건에 대해 이용자 보호조건을 부과해 승인했다고 25일 밝혔다.

LG유플러스는 2G 주파수 할당기간이 만료되는 다음달 말까지 망을 철거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마지막 2G 서비스 종료로 이동통신 3사의 2G 서비스는 모두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 통신강국 초석 다진 CDMA

1990년대 한국은 TDMA(시분할다중접속) 방식이 아닌 CDMA(코드분할다중접속)를 선택했다. TDMA는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한 반면, CDMA는 주요 선진국 중 어느 곳도 채택하지 않은 생소한 방식이었다.

정부가 검증된 TDMA가 아닌 CDMA를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구현하기는 어렵지만 소비자에게 더 좋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이동통신 변방이었던 한국의 도전에 관심을 가진 국가들은 많지 않았다.

당시 정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서비스 상용화에 몰두했다. 1994년 11월 CDMA 방식의 첫 시험통화에 성공했고, 1996년 1월 SK텔레콤이 세계 최초 CDMA 상용서비스를 시작했다. 한국이 이동통신 강국으로 도약하는 첫걸음이었다.

ETRI 연구에 따르면 CDMA 사업은 26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13.1조원의 통신장비, 단말기 등의 수입 대체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TDMA가 아닌 또다른 국제통신표준을 제시했고 결과적으로 3세대, 4세대로 진화하며 통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 10년만의 2G 종료

2G 종료를 가장 먼저 단행한 곳은 KT다. KT는 2011년 3월 2G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 했다. 당시 이동통신 3사는 4세대(4G) 이동통신인 LTE 서비스에 사활을 걸때였다. 효율적인 네트워크 활용, 주파수 활용도 제고, 투자비 절감 등 차원에서 2G 서비스 종료가 힘을 받을 때였다.

이용자들의 반발은 만만치 않았다. 당시 KT의 2G 가입자는 101만명 가량. 하지만 종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정부는 전체 가입자의 1% 미만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기준에 미치지 못했던 KT는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결과적으로 LTE 투자 실기까지 영향을 미쳤다. KT는 그해 연말에서야 어렵사리 2G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었다.

SK텔레콤도 2G 서비스 종료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 SK텔레콤은 황금주파수라 불리우는 800MHz에 스피드011 브랜드로 2G 서비스에서 막강한 품질, 브랜드 파워를 자랑했다. 그만큼 충성도 높은 가입자들도 많았다. 반대가 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언제 중단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노후된 통신장비에 단말기의 부재, 2G부터 5G까지 망을 운용해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에 정부도 전향적인 자세로 2G 종료를 승인했다. 전체 가입자의 1%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았지만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2G 서비스 전원을 내릴 수 있었다.

LG유플러스가 가장 오래 2G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3G에서 경쟁사들과 다른 통신기술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가 3G 표준으로 WCDMA를 채택한 반면, LG유플러스는 나홀로 CDMA 방식을 채택했다. CDMA를 개량한 리비전A, B로 서비스를 하다보니 자연스레 2G 장비 노후화에 대한 이슈가 경쟁사보다 덜했다.

◆ 01X 통합반대 이번에도?

그동안 통신사들은 2G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단말기 제공이나, 요금할인 등의 당근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도 휴대폰 구매 금액 30만원 할인 및 월 이용요금 1만원 할인, 단말기 무료제공 등의 이용자 보호 방안을 마련했다. 현재 LG유플러스의 잔존 2G 가입자는 14만명이다.

하지만 반발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았다. 역사가 길다보니 2G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들의 사연도 많고 01X에 대한 충성도도 높았다. 2G 서비스 종료 때마다 01X 번호 사수를 위한 이용자들의 소송도 끊이지 않았다.

KT가 2G 서비스 종료에 홍역을 겪었던 이유 중 하나는 이용자들의 행정소송 때문이기도 했다. 법원이 2G 종료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수용하면서 절차가 중단되기도 했다. KT는 항소심을 통해 판결을 뒤집은 후에야 종료 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KT의 사례뿐 아니라 010 번호 통합이라는 정부의 번호정책 등을 감안할 때 일부 이용자들만 01X를 사용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해 법원은 010통합반대운동본부가 SK텔레콤 2G 서비스 종료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SK텔레콤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도 이용자측이 패소했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도 유사한 기간통신사업 폐지승인 건에 대해 기업들이 시장변화나 투자환경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신속하게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사업폐지에 따른 이용자 피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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