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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우려 불식 나섰다…초격차 기술·투자 공개

- 메모리·파운드리 분야, 신기술 공개 및 투자비용 증액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미국 마이크론에 추격을 허용했다.” “대만 TSMC와 격차가 더 벌어졌다.”

최근 삼성전자에 대한 평가다. 메모리반도체 1위 유지와 시스템반도체 1위 등극이 쉽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삼성전자는 우려 불식에 나섰다. 신기술 발표와 투자 확대로 정면돌파에 나섰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된 건 작년 11월. 당시 마이크론은 업계 최초로 176단 3차원(3D) 낸드를 공개했다. 지난 1월에는 10나노미터(nm) 4세대(1a) D램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마이크론은 지난 3월 “두 제품에 대한 램프업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176단 낸드는 양산 및 출하가 이미 시작됐고 본격적인 매출은 내년부터 발생할 전망이다. 1a D램은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176단 4D 낸드 개발 완료했고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공동으로 162단 3D 낸드 기술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TSMC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시장점유율 차이는 늘어났다.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섰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전후로 경쟁사와 격차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메모리 분야에서는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KMG) 공정 적용 512기가바이트(GB) DDR(Double Data Rate)5 모듈 개발 ▲SAS(Serial Attached SCSI)-4 표준 지원 엔터프라이즈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출시 ▲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D램 개발 등의 성과를 순차 공개했다.

컨퍼런스콜에서는 D램과 낸드플래시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메인 제품으로 전환 중인 10nm급 3세대(1z) D램 스펙을 15nm로 명확히 하면서 2분기를 기점으로 큰 폭의 원가경쟁력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반기부터는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14nm D램과 176단 7세대 V낸드 양산에 돌입한다. 내년 하반기 생산할 8세대 V낸드는 200단 돌파가 예상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4개와 로직 칩 1개를 패키징한 ‘아이큐브4’ 개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투자 규모 171조원으로 확대 등의 소식을 전했다.

삼성전자가 기존 계획대비 38조원을 증액한 데는 TSMC가 3년간 100조원 이상 투입과 인텔 파운드리 사업 진출이 맞물린 영향으로 보인다. 경쟁을 위한 첨단공정 개발, EUV 장비 확보 등은 적은 비용으로 진행될 수 없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제품 스펙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잘 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사뭇 다른 분위기”라며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어필해야 한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전자 평택 3공장(P3)은 내년 하반기 완공된다. 평택캠퍼스는 최첨단 및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서 14nm D램과 5nm 로직 칩 등이 양산된다.

지난 13일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한국이 줄곧 선두를 지켜온 메모리 분야에서도 추격이 거세다”며 “수성에 힘쓰기보다는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벌리기 위해 삼성이 선제적 투자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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