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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K-반도체 전략' 발표…업계, "환영, 삼성·SK 등 투자 확대"

- 업계 반응 대체로 긍정적…R&D 비용 최대 50% 공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글로벌 반도체 패권 다툼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 등은 막대한 지원 규모를 내세워 자국 시장 활성화에 나선 상태다. 국내 기업과 정치권은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신호를 보냈고 정부가 화답했다. 세액공제 범위 등을 대폭 확대했다.

◆정부, 반도체 초격차 유지 목표=13일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반도체는 국내 제조업 투자 45% 수출 20%를 차지하는 제1의 산업”이라면서 “최대 규모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반도체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종합반도체 강국 실현을 위한 ‘K-반도체 전략’이 공개됐다. 가장 주목할 점은 세제 지원 확대다. 연구개발(R%D)은 40~50%, 시설투자는 10~20% 비용을 공제해주기로 했다. 기존 시설투자 세제 혜택은 대기업 기준 3% 내외였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주요국과 많은 차이가 나지만 그동안 상황이나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증가”라며 “ 대기업 외에 중소 업체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 지원도 추가된다. 8인치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증설과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 및 첨단 패키징 시설투자르 위해 1조원 이상 규모 ‘반도체 등 설비투자 특별자금’을 신설한다. 이외에 사업경쟁력 차원 지원자금 규모도 키울 방침이다.

규제는 완화한다. 화학물질 고압가스 온실가스 전파응용설비 등 반도체 시설 관련 규제 문턱을 낮춘다. ▲인허가 신속처리 패스트트랙 도입 ▲수입용기 검사면제 및 방호벽 설치기준 완화 ▲경기 용인 평택 등 10년 치 반도체 용수 물량 확보 ▲전력 인프라 구축 시 정부 및 한국전력 최대 50% 범위 내 공동분담 지원 등이 대상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는 긍정적이지만 세부 사항은 좀 더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 등 발목을 잡아온 조항에 대한 논의가 심도 있게 이뤄져야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력 육성과 차세대 기술 확보 관련 내용도 담겼다. 오는 2031년까지 반도체 인재 3만6000명 육성이 목표다. 이를 위해 반도체 분야 학과 정원을 늘리고 장비 기업 등과 연계해 계약학과를 신설할 예정이다. 재직자 또는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반도체 전문실무교육도 제공한다.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서는 ‘반도체 명인’ 지정, 특임교수 채용 등의 유인책을 마련했다.

실리콘카바이드(SiC) 및 질화갈륨(GaN) 반도체 시장 선점을 위해 민간수요 기반 조기 상용화 R&D에 나선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는 지원을 강화한다.

향후 국회 및 관계부처와 협의해 ‘반도체 특별법’ 방향성에 대한 논의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정책의 미비점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평택 2공장
삼성전자 평택 2공장

◆국내외 기업, 韓 투자 늘린다=이날 주요 기업들의 투자 소식도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발표한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 투자 규모를 133조원에서 171조원으로 확장했다. 첨단 파운드리 공정 R&D와 생산라인 설립에 박차를 가한다는 의지다.

평택 3공장(P3)는 대표적인 사례다. 오는 2022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극자외선(EUV) 기술이 도입된 14나노미터(nm) D램과 5nm 시스템반도체 등이 양산된다.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은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은 거대한 분수령 위에 서 있다. 장기적인 비전과 투자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때”라며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 크지만 현재를 넘어 미래를 향해 담대히 나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는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2배 늘리기로 했다.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의 개발 및 양산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의도다. 반도체 공급 범위 확대가 기대된다.

SK하이닉스 박정호 부회장은 “국내 설비 증설과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 네패스와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등도 국내 소부장 업계도 투자를 의지를 드러냈다. 국내 기업은 2021~2030년 동안 총 51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다.

네덜란드 ASML과 미국 램리서치도 국내 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다. EUV 장비를 독점하는 ASML은 2400억원을 들여 경기 화성에 종합센터를 구축한다. 오는 2024년 가동 예정이다. 램리서치는 생산능력 2배 증설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기업이 연이어 투자하는 그림은 좋아 보인다. 정부 지원이 많아질수록 투자 규모도 점점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일련의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공급망 보완에 나선다. ▲소부장 특화단지 ▲첨단장비 연합기지 ▲첨단 패키징 플랫폼 ▲팹리스 밸리를 조성해 알파벳 K자 모양의 반도체 벨트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면적과 기업 숫자 기준으로 세계 최대 최첨단 반도체 공급망을 완성한다는 목표다. 판교와 기흥~화성~평택~온양의 서쪽과 이천~청주의 동쪽이 용인에서 연결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협회는 “기업의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 확대를 위해 세제 및 금융 지원, 규제 합리화, 인프라 지원 등이 추진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계획된 투자의 충실한 이행을 통해 K-반도체 벨트 구축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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