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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수요, 부족한 IDC”…KT가 제시한 해법은?

[인터뷰] 김상곤 KT IDC 사업담당 상무

-첫 브랜드 IDC KT 남구로 오픈, 335개 랙 수용 규모
-타 IDC 상면 임대해 KT 운용체계 및 네트워크 적용
-6월 경 ‘하이퍼스케일 AI 존’ 오픈해 HPC·AI 수요 대응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 확산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로 데이터센터(IDC) 산업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폭증하는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IDC 수요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심지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IDC를 보유하고 있는 KT조차 폭발적인 수요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KT가 찾은 해답은 타 사업자가 운영 중인 임차해 자사의 네트워크 및 운영체계를 접목한 ‘브랜드 IDC’다.

KT는 12일 첫 브랜드 IDC인 ‘KT 남구로 IDC’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시장 수요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KT 자체 소유부지에 직접 투자해 IDC를 신축해 왔으나, 이는 수년의 시간이 걸려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웠다.

이에 KT는 드림마크원(드림라인 자회사)이 보유한 구로구 IDC를 임대, 자사 프로세스를 적용한 ‘남구로 IDC’를 시작으로 브랜드IDC 사업을 본격 전개한다. 드림마크원 데이터센터는 과거 신세계아이앤씨가 건립해 운영하던 곳이다.

이와 관련, 김상곤 KT IDC 사업담당 상무<사진>는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가장 최근인 지난해 11월 개관한 용산 IDC의 경우, 이미 상면의 75%가 계약돼 있어 사실상 포화상태”라며 “이번에 개소한 남구로 IDC를 통해 상암과 구로지역의 미디어·IT·호스팅사업자 등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KT는 전국에 13개 IDC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수요가 늘면서 유연한 대응이 요구됐다. 김 상무는 “최근 수도권 IDC 공실 찾기가 쉽지 않다”며 “이번에 오픈한 KT 남구로 IDC는 지난 2월부터 드림마크원 IDC 실사를 통해 자사 IDC 기준에 맞춰 일정부분 개선 작업을 진행했고, 고객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브랜드 IDC 역시 KT의 ‘원 IDC’ 구조에 따라 KT의 다른 IDC와 연동해 하나의 IDC처럼 운영이 가능하다. IDC에 갑작스럽게 대용량 트래픽이 발생할 경우에도 인접 IDC를 경유해 백본망에 접속할 수 있다. 또 브랜드 IDC에도 KT 인력이 직접 운영에 투입돼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2일 개소한 KT 남구로 IDC
12일 개소한 KT 남구로 IDC
이와 함께 클라우드, 인공지능(AI)과 같은 IT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IDC에서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에 대응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상무는 “기존 IDC가 상면 임대 비즈니스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클라우드와 AI에 걸맞는 서비스도 제공 중”이라며 “조만간 출시될 ‘하이퍼스케일 AI 존’을 통해 고성능컴퓨팅(HPC) 및 AI 수요에도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이미 자사 IDC를 기반으로 IT 통합 관리서비스인 ‘하이브리드 MSP’와 KT IDC와 멀티 클라우드를 연결하는 ‘HCX’, ‘하이브리드 보안’ 서비스 등을 제공 중이다.

6월 초에는 20kW 이상의 고집적 랙을 구축한 ‘하이퍼스케일 AI 존’을 클라우드 매니지드서비스사업자(MSP)인 메가존클라우드와 협력해 제공할 예정이다. 관련 서비스는 분당 IDC에서 제공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김 상무는 “대규모의 AI 모델을 학습시키기 위해선 HPC 인프라가 필요한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기존 랙(2.2kW)의 약 10~20배의 집적도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메가존클라우드가 총판 계약을 맺은 지능형처리장치(IPU) 업체인 그래프코어의 솔루션을 탑재해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IPU는 AI에 최적화된 연산처리장치로 이미 금융, 제약 및 의료 등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에서 GPU 성능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메가존클라우드와 컨설팅과 기술 지원 등을 함께 제공할 예정”이라며 “특히 이같은 고집적 인프라는 냉방이 중요한 만큼,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 고객사에 서비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IDC 시장은 향후 디지털 전환 수요에 따른 새로운 IT 서비스의 출현, 트래픽 증가 등으로 향후 5년 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자산운용사나 건설사 등도 최근 IDC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이미 에퀴닉스나 디지털 리얼티와 같은 글로벌 데이터센터 운영사들은 국내에 진출한 상황이다.

김 상무는 “KT는 지난 20년 간 지켜온 IDC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업체들과도 협력, 제휴하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그 과정 중 하나가 바로 브랜드 IDC”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폐쇄적이던 IDC도 이제 폭증하는 수요에 따라 개방과 협력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브랜드 IDC 전략 등을 통해 20년 간 축적된 운용 경험과 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더욱 공고하게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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