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예상보다 긴 장마에 재고 처리 고생 여파 - 기상청 및 업계, 올 여름 지난 겨울 북극발 한파 영향 폭염 가능성↑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예년을 웃돌던 기온이 주말새 쌀쌀해졌다. 에어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역대급 무더위 예고로 기대가 컸지만 역대급 장마로 장사를 망친 작년의 전철을 밟을까 걱정이다. 이상기온 심화로 날씨 장기 예측 적중률이 떨어진 것도 불안요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에어컨 연간 시장 규모는 2017년부터 250만대 가량을 유지하고 있다. 에어컨은 대표적 계절가전이다. 연초 신제품을 내놓고 경쟁을 시작한다. 7월이 최대 성수기다. 전체 판매량 중 절반 이상을 판매한다. 더우면 더울수록 판매량은 증가한다.
이날 기상청은 오전 5시 기준 오늘 날씨에 대해 전국 대부분 지역이 섭씨 5도로 시작 오후에는 20도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강원내륙과 산지는 서리가 내리고 얼음이 얼어 농작물 피해를 우려했다. 평년에 비해 낮은 기온이다.
평년에 비해 더웠던 4월과 확연히 다른 날씨다. 기상청은 지난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에서 5월부터 7월까지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각각 ▲5월 70% ▲6월 40% ▲7월 70%라고 예측했다.
작년에도 기상청은 7월 폭염을 예고했다. 하지만 에어컨 판매량은 신통치 않았다. 장마가 길었기 때문이다. 시장은 2016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연간 판매량은 200만대에 그쳤다. 에어컨 업계는 재고를 처리하느라 연말까지 동분서주했다. 코로나19 보복소비(펜트업) 효과가 아니었다면 연간 생활가전 실적 역성장까지 발생할 수 있었다.
업계는 일단 올해는 작년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날씨보다 지난 겨울 북극발 한파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봤다. 북극발 한파가 있었던 2016년과 2018년 가장 긴 폭염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016년과 2018년 각각 22일과 32일 동안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또 개개인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수요도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올해는 기존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외 창문형과 이동형 에어컨 생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창문형과 이동형 에어컨은 스탠드와 벽걸이 에어컨 병행 대비 설치 제약이 없고 실외기 용량 걱정을 덜 수 있다. 이사 등 거주환경 변화에 대응하기도 쉽다.
삼성전자 오텍캐리어 등이 창문형 에어컨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삼성전자가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삼성전자 ‘윈도우핏’은 창문에 전용 프레임과 에어컨을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사용하지 않는 계절에는 분리해 보관할 수 있다. 별도 배수관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다. LG전자는 이동형 에어컨을 작년 처음 내놨다. 말 그대로 옮겨 다니면서 쓸 수 있는 제품. 에어컨을 이용하려는 공간 창문에 더운 바람을 내보내는 배관을 연결하면 된다.
한편 에어컨 업계는 에어컨 사전점검을 진행 중이다. 사전점검을 이용하면 여름에 비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에어컨 외 제품도 살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