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오는 25일부터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일반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할 점이 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시행령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AML) 의무와 관련해 시행령으로 위임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우선 가상자산사업자의 범위가 명확해졌다. 거래소, 커스터디(수탁) 업체, 지갑 업체가 해당한다. 단순히 P2P(개인 간) 거래 플랫폼이나 수수료 없이 지갑 플랫폼만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유예기간이 끝나는 오는 9월 24일까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 후 영업해야 한다. 이 때 신고 수리를 위한 요건이 있다.
거래소의 경우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확보하고, 원화 입출금 서비스 지원을 위해선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도 확보해야 한다. 고객확인, 의심거래보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조치 등 자금세탁방지 의무도 이행해야 하지만 위반 여부는 신고 수리 이후부터 감독 대상이다.
◆거래소 사업 지속 여부 최대한 확인해야
특금법에서 투자자들에게 가장 영향을 미칠만한 요인은 거래소의 영업 지속 여부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발급받은 거래소는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4곳뿐이다. 실명계좌가 아닌 일명 벌집계좌(거래소 법인계좌)를 쓰는 거래소들은 신고 기한인 9월 24일까지는 실명계좌를 갖춰 영업을 신고해야 한다.
신고 기한 이후에는 벌집계좌로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원화 입출금을 제공하지 않으면 사실상 시장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부 거래소의 경우 신고를 포기하고 페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자자들은 이와 관련된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금융위는 “기존 사업자(거래소)의 신고 상황, 사업 지속 여부를 최대한 확인하고 가상자산 거래를 하기 바란다”며 “ISMS 인증, 실명계좌 등 사항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 가지 더 유의해야 할 점은 신고 수리가 되지 않은 가상자산사업자가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것이다. FIU는 기존 가상자산사업자에게 신고 수리 이후에 특금법 상 고객확인의무(주민등록번호 확인)를 이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신고 수리가 되지 않은 사업자(거래소)가 주민등록번호를 수집하는 경우에는 사업자의 정보관리 상황 및 사업 지속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거래소 '단독상장' 주의보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 지속 여부를 모니터링하는 것 이외에도, 실질적으로 대비해야 하는 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정 거래소에만 ‘단독 상장’된 가상자산은 투자를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일부 거래소들은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유망 가상자산을 단독으로 상장할 경우 초기 거래량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거래소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에 많은 거래소들이 ‘단독 상장’을 내세워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특금법 시행으로 거래소의 영업 지속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만약 폐업 예정 거래소에 단독 상장된 가상자산을 대량 보유하고 있을 경우, 거래소가 폐업하면 해당 가상자산을 거래할 곳이 없어진다. 다른 거래소로 송금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금액 피해를 입게 된다.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 이후엔 특정 거래소에 단독 상장된 코인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해당 거래소가 운영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면서 “특금법 시행 이후 유예 기간 동안에는 여러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으며 유동성이 풍부한 가상자산을 살펴보기를 권장한다”고 전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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