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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증서 경쟁 1차전서 완승한 카카오, 기대에 못미친 패스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2021년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민간인증서 중 카카오 인증서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인인증제도 폐지 이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민간인증서 시장서 카카오가 크게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소속 한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밝힌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15일부터 30일까지 홈택스에서 ‘카카오 인증서’를 통한 인증건수는 586만건에 달한다. 240만건에 그친 이동통신3사의 인증서 ‘패스(PASS)’를 큰 차이로 앞질렀다.

다소 큰 격차에 관련 업계 관계자는 “다소 의외”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두 인증서 사이의 격차가 예상 이상으로 컸기 때문이다.

카카오와 패스는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인증서’와 함께 민간인증서 시장에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토스는 행정안전부의 공공분야 전자서명 시범사업자에 선정되지 못하면서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카카오와 패스, 삼성패스, KB모바일인증서, NHN페이코 등 5개가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는데 사실상 카카오와 패스의 1위 경쟁이 업계의 주요 관심사였다.

‘포스트 공인인증서’임을 자처하던 패스로서는 뼈아픈 결과다. 누적 발급건수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왔지만 한해 동안 인증서 활용률이 가장 높은 연말정산에서 카카오에 뒤지면서 ‘2등’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말정산서 거둔 성과에 대해 “별도 애플리케이션(앱) 설치가 필요 없다는 점이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카카오의 경우 대다수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접근성이 높다는 이점을 지닌다.

이번 결과에 대해 패스 관계자는 “다소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상황이 마냥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패스는 2019년 10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100만건씩의 신규 발급이 이뤄졌다. 연말정산이 한창이던 지난 1월에는 268만6000건이 발급되고 591만건의 인증이 이뤄지는 등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피력했다. 올해 2월 기준 패스의 누적 발급 건수는 2500만건가량이다.

이동통신3사가 본인인증기관이라는 것도 패스가 내세우는 장점 중 하나다. 카카오나 네이버 등 서비스 가입에 이동통신3사의 본인인증을 한다. 오랜 기간 본인인증기관으로서의 노하우를 축저한 만큼 ‘뒷심’을 발휘해 선두권을 쟁탈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와 패스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KB국민은행이 65만건의 이용건수를 기록하며 입지를 다졌다. KB모바일인증서는 금융기관 중 유일하게 행정안전부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그렇잖아도 본인인증 수요가 많은 금융권인데 공공기관에도 진출함으로써 경쟁력을 보였다.

민간인증서의 선두임을 입증한 카카오(586만건), 뒤쳐졌지만 저력을 보인 패스(240만건), 독자적인 입지를 다진 KB모바일인증서(65만건)와 달리 페이코(13만건)와 삼성패스(9만건)는 뚜렷한 장점을 보이지 못했다.

한편 민간인증서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2위 싸움’에 그쳤다. 1월 15일부터 30일까지 구 공인인증서(공동인증서)의 사용은 7106만건이다. 5개 민간인증서의 이용건수 합이 913만건인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공동인증서 중 금융인증서의 경우 88만건이 사용됐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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