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올해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다수 이용자가 공동인증서(구 공인인증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새롭게 도입된 민간인증서는 아직 사용자의 사용관행이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고, 기존 구 공인인증서의 유효기간이 남아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공동인증서의 활용이 ▲패스(PASS) ▲카카오페이 인증서 ▲NHN페이코 인증서 ▲KB모바일 인증서 ▲삼성패스 등 5개 민간인증서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5개 민간인증서의 이용율을 합하더라도 공동인증서의 절반에도 한참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10명 중 1~2명만 민간인증서를 사용, 8~9명은 공동인증서를 쓴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민간인증서에 대한 인식 부족, 관성에 의한 익숙함 선호, 연말정산에 민간인증서 도입 홍보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법 개정으로 공인인증제도가 폐지됐지만 이는 공인인증서에 대한 법적 지위를 박탈한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공동인증서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이용 가능하다.
또 모바일 홈택스 애플리케이션(앱)인 ‘손택스’에서는 민간인증서 사용이 안 됐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된다. 이번 연말정산 민간인증서 도입은 시범사업이었던 탓에 PC 웹페이지에만 적용됐다. 하반기 이후에는 모바일에서도 민간인증서가 도입되도록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인증업계 관계자는 “활용 저조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개정법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된 데다가 연말정산에 민간인증서가 처음 도입된 만큼 단번에 공동인증서를 넘으리라 생각하진 않았다”며 “인증서 기한이 만료됐다가 연말정산 기간에 재발급하는 이들이 민간인증서로 많이 유입되리라 생각했는데, 기대에는 못 미친 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보였다는 희망 어린 시각도 있다. 패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동통신3사와 아톤이 공동으로 개발한 패스의 경우 연말정산 기간 발급자가 평소에 비해 크게 늘었다.
향후 민간인증서 사업자는 공동인증서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발/재발급 절차가 복잡한 공동인증서 대비 쉬운 발급은 민간인증서가 자랑하는 최대 장점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올해는 이미 발급받아 사용 중이던 인증서가 있는데 굳이 새로운 민간인증서를 받고자 한 사람이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공동인증서의 유효기간이 1년이다. 유효기간이 만료되는 분들 다수가 민간인증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내년도 연말정산에는 큰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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