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단에 합류한다. 정보기술(IT) 기업 수장으로는 첫 사례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오는 23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김범수 의장과 김택진 대표의 서울상공회의소(이하 서울상의) 부회장 임명 건이 의결된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IT 기업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는 이야기가 회장단에서 나왔다”면서 “이번 의원총회에서 임명이 확정되면 IT 기업이 부회장으로 합류하는 첫 사례가 된다”고 밝혔다.
업계는 김 의장과 김 대표의 이번 합류가 높아진 IT 업계 위상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동안 서울상의 회장단은 제조업 등 전통적인 산업 기반 대기업 경영자들이 주로 맡아왔기 때문. 반면 주요 인터넷 기업들은 자체적인 생태계 안에서 한정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그리고 엔씨소프트와 넥슨 등 게임사들은 한국게임산업협회를 구심점으로 삼아왔으며, 그 외 스타트업들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발 비대면 추세로 IT·게임 업체들이 비약적인 성장을 일구면서 이들 기업의 의사결정이 국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실제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4위와 8위, 엔씨소프트는 17위 규모의 몸집을 굴리고 있다.
카카오와 엔씨소프트가 근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카카오는 얼마 전 그룹 내부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관련 4가지 중점 과제를 발표한 바 있으며, 특히 김범수 의장이 약 10조원에 이르는 개인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일부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ESG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편 서울상의 회장단은 오는 23일 의원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을 서울상의 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다. 서울상의 회장은 관례상 대한상의 회장을 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