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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없어 자동차 공장 'STOP'…삼성 '美 증설' 현실화되나

- 자동차 업계 "TSMC, 반도체 만들어줘"…파운드리 낙수효과 전망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몸값이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하면서 주문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TSMC에 이어 삼성전자도 미국 공장을 증설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정부와 자동차 관련 업체들은 대만 TSMC에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완성차업체는 관련 칩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연이어 중단하고 있다. 미국 포드, 독일 폭스바겐, 일본 도요타 등이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대상이다.

이번 사태는 코로나19 여파로 여겨진다. 통상 자동차 업계는 3~4개월 전에 반도체 발주를 넣는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상반기 위축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올해 계획을 보수적으로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중국 등에서 신차 구매가 급증하면서 수요 예측 실패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6개월 이상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운드리 업체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이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수요가 넘치는 상황에서 자동차 칩 주문이 몰려들 예정인 덕분이다. 최근에는 TV 등 정보기술(IT) 기기용 반도체도 물량 부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파운드리 1위 업체 TSMC는 대규모 투자로 대응할 방침이다. 올해에만 최대 30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국, 중국 등에 신공장이 들어선다. 120억달러(약 13조2600억원)를 들여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짓기로 한 5나노미터(nm) 생산라인은 연내 착공에 돌입한다.

TSMC가 본격적으로 움직이자 2위 삼성전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현재 평택캠퍼스 2공장에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공사가 시작된 3공장에도 파운드리 라인이 일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블룸버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 등을 증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00억달러(약 11조원)~170억달러(약 19조원)가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정해진 것 없다’는 입장이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신규 투자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28일 개최되는 2020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관련 내용이 언급될 가능성이 크다.

주문량이 워낙 많은 만큼 TSMC와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대만 UMC·뱅가드(VIS), 미국 글로벌파운드리 등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는 AP 등처럼 최첨단 공정이 필요한 제품은 아니어서 다른 업체들도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

한편 차량용 반도체를 설계하는 독일 인피니언, 네덜란드 NXP, 일본 르네사스,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은 차량용 반도체 가격을 10~20% 인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업체도 수익성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요소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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