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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 슈퍼사이클 도래…2021년, ‘역대급’ 2020년 넘는다 [IT클로즈업]

- TSMC 삼성전자 DB하이텍 등 매출 기록 행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가 초호황을 맞이했다. 시장 주도권이 반도체 설계(팹리스)에서 파운드리로 이동하는 추세인 만큼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성적이 기대된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파운드리 매출은 846억달러(약 91조9300억원)다. 전년대비 23.7% 상승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6% 성장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는 과거 팹리스가 주문한 칩을 생산하는 하청업체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공정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수준 높은 제조 기술력이 요구됐고 파운드리는 이를 이뤄냈다. 현재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상태로 파운드리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위상은 어느 때보다 높다.

업계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이끌고 있다. 10나노미터(nm) 이하 공정이 가능한 두 업체다. 특히 TSMC는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선두다. 지난해 연간 매출이 1조3393억대만달러(약 52조5540억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릴 방침이다. TSMC는 2021년 설비투자액(CAPEX) 예상치로 최대 280억달러(약 30조7740억원)를 제시했다. 전년(172억달러)대비 63% 늘어난 수준이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쏟아붓는 셈이다. 애플, AMD, 퀄컴 등의 주문량이 넘치고 인텔 수주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이해가 되는 결정이다.
삼성전자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부 매출이 14조원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IBM, 퀄컴 등으로 고객사로 확보한 덕분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설계와 생산을 동시에 하는 종합반도체기업(IDM)인 영향으로 수주가 쉽지 않았다. 기술 유출 우려가 있던 탓이다.

삼성전자는 기술력을 높여 고객사를 설득했고 8나노, 4나노 등 블루오션을 공략하면서 확실한 2위로 올라섰다. TSMC의 유일한 대안이 된 점도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풀가동 중인 TSMC 대신 생산을 맡으면서 꾸준히 래퍼런스도 쌓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파운드리 에코시스템(SAFE)을 구축해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DB하이텍도 슈퍼사이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2020년 연간 매출이 9400억 내외로 추정된다. 올해는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DB하이텍은 TSMC, 삼성전자(12인치)보다 한 단계 아래인 8인치 웨이퍼가 주력인 회사다. 전력관리반도체(PMIC), 이미지센서 등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공장을 100% 가동해도 모든 주문을 소화하기 힘들 정도다.

대만 UMC, 뱅가드(VIS) 등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은 마찬가지다. 높은 수요로 지난해 4분기 생산단가를 10~15% 높이기도 했다. 올해는 30~40% 이상 올릴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상승해도 주문을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메모리, 팹리스 등과 다르게 실적에 안정감이 있다. 다양한 고객사가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덜 민감한 것”이라며 “생산기술력과 규모의 경제가 필요한 만큼 진입 장벽도 높아 현재 플레이어들이 유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역시 작년보다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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