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20일 4차 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를 데이터 컨트롤타워로 출범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2021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4차위는 범정부 민관 합동 데이터 정책·사업 조정과 민관협력 구심점을 맡을 전망이다.
데이터 컨트롤타워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6월 야당인 국민의힘이 ‘데이터청’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을 제안한 이후 논의가 본격화됐다. 데이터가 미래 먹거리인 만큼 국가의 데이터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모였다.
다만 설립되는 조직이 ‘청’이 될 경우 규모가 제한되는 데다 특정 부처의 하위기관으로 국무회의에 직접 의안을 제출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에 위원회 수준의 독립기구로 편재돼야 한다고 주장이 제기됐는데, 산업계 의견이 반영돼 4차위가 그 역할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산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신규 출범되는 4차위는 국무총리가 공동위원장을 맡게 된다. 각 분과를 설치해 민간의 데이터 특위를 별도로 둬 데이터 컨트롤타워로서의 실질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는 것이 과기정통부 측 설명이다.
1월 중 출범 예정인 4차위는 데이터기본법을 포함한 디지털집현전법, 디지털포용법 등 데이터 생산·거래·활용을 촉진하는 법 제정과 제도 정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눈여겨볼 부분은 규제기관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다.
마땅한 개인정보 컨트롤타워가 없는 상황에서 개인정보위는 규제기관임에도 데이터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으로 새롭게 도입된 개념인 ‘가명정보’의 결합 및 활용 등 데이터 활용을 지원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해 왔다. 4차위가 출범된다면 일부 역할이 이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 ‘이루다’와 카카오의 ‘카카오맵’ 등 개인정보 유출 이슈가 부각된 상황에서 4차위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데이터에 대한 오·남용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를 불식시켜야 하는 것이 4차위와 개인정보위에 던져진 과제다.
다만 4차위의 공동위원장을 국무총리가 맡게 됨으로써 개인정보위의 역할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잖아도 신용정보법, 전자상거래법 등 각종 특별법으로 개인정보위와 개인정보보호법의 역할이 제한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양극단인 활용과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강도현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관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의 컨트롤타워 문제는 관련 부처와 많은 협의가 이뤄졌다. 제일 주목되는 부분은 국무총리께서 공동위원장이 격상되는 부분”이라며 “각 분과를 설치해 민간에 데이터 특위를 별도로 둬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주무부처들이 거기에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정보통신정책관은 이루다로 인해 부각된 ‘AI 윤리’에 대해 “AI 윤리를 확보하고 건전한 AI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굉장히 어렵다”며 “보다 구체적으로 각 주체들이 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만들고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