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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나도 '비(非) 게임'… “게임산업 본질적 경쟁력 소홀 우려” 커지는 신중론


[디지털데일리 정도영기자] 새해에도 주요 게임사들의 '비(非) 게임' 사업 행보가 업계의 화두다. 캐릭터, 웹툰과 같은 지식재산권(IP) 활용 사업과 콜라보레이션은 흔한 일이지만 금융, 엔터테인먼트 등과의 결합은 새로운 시도다.

게임이 가진 핵심 역량을 활용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핵심이다. 새로운 비즈니스 발굴이라는 긍정적 평가부터 게임사 업의 본질인 게임에 집중해야 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여전하다.

지난 7일 김정주 넥슨 창업자 겸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NXC가 금융거래 플랫폼 아퀴스를 설립했고, 국내 최초 자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유럽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스탬프 등을 인수하며 가상자산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만큼 매입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금융과의 연계도 눈에 띈다. 넥슨은 신한은행, 엔씨소프트는 KB증권과 손을 잡았다. 넥슨은 인공지능(AI) 및 데이터 기반의 신규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금융 인프라 기반의 결제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엔씨 역시 회사가 보유한 AI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증권사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엔터 사업에서도 유명 엔터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거나 엔터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적극적이다. 자체 온·오프라인 팬덤 플랫폼 출시도 예고됐다. 또한 게임 캐릭터를 활용한 아이돌 그룹 출시, 유명 가수들과의 게임 OST 협업 등 게임 산업과의 접목을 시도 중이다. BTS와 블랙핑크, 기생충과 같은 K-콘텐츠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신규 IP 확보는 물론 새로운 수입원을 마련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게임이 가진 핵심 역량의 활용 여부다.

가상자산, 엔터 등과의 만남은 게임 사업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분위기다. 가상자산 시장에는 위메이드와 엠게임 등이 진출해있다. 대체 불가능한 토큰(NFT)을 활용해 블록체인 게임 개발 및 유통에 나서고 있다. 금융과 엔터 사업으로의 진출 역시 게임사들이 그동안 쌓아올린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

다만 게임사들이 업의 본질인 게임 사업에 집중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게임 산업이 고성장 중인데, 오히려 국내 게임사들은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 것 같다"며 "가상자산, 금융 분야로의 진출은 긍정적이지만, 뒤늦은 감이 있다. 몇 년 전에 나왔어야 할 액션"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위 회장은 "게임사 업무 본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게임 사업을 가지고 글로벌로 가려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국내 시장에서 게임 이외의 다른 노력을 통해 안착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도영 기자> jd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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