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새해 들어 상승세를 이어가던 비트코인(BTC)이 지난 주말 이후 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하락세의 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12일 오전 8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전날 같은 시간보다 9.2% 하락한 3만 4781달러다. 이날 오전 2시 경 3만 1000달러까지 하락했지만 현재는 어느 정도 회복한 상태다.
◆하락장 원인은? 채굴자‧개인투자자 매도세에 테더 이슈까지
우선 채굴자들이 그동안 채굴한 비트코인을 매도하면서 하락세가 시작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후 가격이 하락하자 투자자들의 '패닉 셀(혼란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공포심에 의해 급격히 매도하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하락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하락세의 원인으로 채굴자들의 움직임을 주목했다. 크립토퀀트의 ‘채굴자 포지션 인덱스(MPI)’는 채굴자들의 출금량을 기반으로 채굴자들의 움직임을 분석하는 지표다. '2' 이상의 값은 대다수의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지난 8일 MPI 값은 4.07로 높은 편이었다. 채굴자 상당수가 이날 비트코인을 매도했음을 의미한다. 이후 9일부터 가격 조정이 시작됐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채굴자들이 비트코인을 팔고있다"며 "(채굴자들은) 지난 12월부터 꾸준히 매도해왔지만, 그동안은 기관투자자의 매수세가 더 강했기 때문에 가격 조정이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매수는 이어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의 매도가 쌓여 가격이 하락했다는 분석도 있다. 기관투자자보다는 개인투자자들이 매도를 결정하기 쉽기 때문에, 가격 상승 이후 이들의 매도세가 심해졌을 것이란 의견이다.
안토니 트렌체프(Antoni Trenchev) 넥소 CEO는 1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현재 가격 조정은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4만달러를 돌파하면서 수익이 최고조에 도달하자, 비교적 매도가 쉬운 개인투자자들이 자극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가격 하락은 이런 매도가 누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시가총액 3위 가상자산이자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관련 이슈가 하락장을 촉발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를 통해 "이번 하락장은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도 압력이 높은 가운데, 테더 이슈가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이라고 밝혔다.
USDT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1USDT=1달러' 가격을 유지한다.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에서 기축통화처럼 쓰인다.
현재 USDT 발행사인 테더(Tether)는 충분한 자금 없이 USDT를 발행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하는 날짜가 오는 15일이다. 만약 테더가 처벌을 받게 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중이 큰 USDT 거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이는 하락장의 원인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앞서 뉴욕검찰총장실(NYAG)은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파이넥스가 고객 자금 8억 5000만 달러 상당을 손실하고, 이를 은폐하고자 같은 경영진을 둔 테더로부터 자금을 빌렸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또 USDT 가치에 상응하는 준비금이 USDT 발행량의 74%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가격 조정은 불가피한 일”…비트코인 향방은?
그동안 큰 폭의 상승세가 이어졌던 만큼, 이번 하락세는 불가피한 가격 조정이라는 의견이 많다.
트렌체프(Antoni Trenchev) 넥소 CEO는 “2013년부터 매년 초 25% 가량의 가격 조정이 발생했다. 가격 조정은 시장에서 불가피한 일”이라면서도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비트코인 가격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테더 이슈 등 이번 하락장의 원인이 시장의 분위기를 바꿀만한 일은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한대훈 연구원은 “(이번 하락이) 2017년 상승장에 이은 하락장의 전조라는 우려가 많지만, 테더 이슈가 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이벤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더 이슈는 테더사 자체의 문제일 뿐,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정식 결제 수단으로 인정했으며 USDC같은 대체재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단기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테더 이슈가 자극했을 뿐”이라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배경이었던 화폐가치 하락이나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출은 여전한 만큼, 긍정적인 시각은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 또 ‘채굴자 포지션 인덱스(MPI)’ 같은 투자 지표를 어떻게 참고해야 하는지는 오는 20일 열리는 <디지털데일리> 가상자산 웨비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웨비나에는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 노진우 헥슬란트 대표, 남두완 메이커다오 한국 대표, 박재민 이드콘2021 준비위원장이 참석해 2021년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관해 논의한다. 자세한 사항은 <디지털데일리> 홈페이지 배너의 ‘2021년 가상자산 웨비나’에서 확인 가능하다.
◆온라인 세미나 등록 안내 바로가기 http://seminar.ddaily.co.kr/seminar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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