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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구현모號 KT 색깔 ‘디지코’, 3사장 체제 탈통신 주도

-KT, 2021년 정기조직개편‧임원인사 단행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구현모 KT 대표가 통신사에서 벗어나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 디지코)로 본격 변화하기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다. 탈통신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신성장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KT는 구현모 체제를 강화했다. 2인자 박윤영 사장은 물러나고, 구현모 측근으로 꼽히는 강국현‧박종욱 신임사장을 등용해 3사장 체제 공동경영을 선언했다.

11일 실시된 2021년 KT 정기조직개편‧임원인사는 구 대표가 취임한 후 두 번째로 단행한 인사다. 앞서, 구 대표는 KT 최고경영자(CEO) 내정자였던 지난 1월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주도한 바 있다. 이제는 임기 3년 중 취임 2년차를 앞둔 만큼, 구 대표가 성과를 내기 위해 본인의 완전한 색채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구현모 왕권 강화…박윤영 사장 교체, 강국현‧박종욱 신임사장 선임=구 대표는 지난 1월 박윤영 기업사업부문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투톱 사장’으로 구성,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은 바 있다. 대표 직급이 회장에서 사장으로 낮아진 만큼 CEO 권한을 집중하기 위해 기존 김인회, 오성목, 이동면 사장 3인방은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약 1년간 KT 경영을 통해 조직을 안정화한 구 대표는 본격적인 CEO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판을 다시 짰다. 우선, 구 대표가 내세운 주요 전략을 실행하고 신임하는 인물 중심으로 경영진을 재배치했다. 취임 2년차, 본격적으로 자기 색깔을 내야 하는 만큼, CEO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박윤영 사장은 자리에서 내려왔다.

대신, 구 대표는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3사장 공동경영’ 체제를 만들었다.
왼쪽부터 강국현 신임 사장, 박종욱 신임 사장(사진 제공 KT)
왼쪽부터 강국현 신임 사장, 박종욱 신임 사장(사진 제공 KT)
강국현 신임 사장은 KT스카이라이프 대표를 지내다, 구 대표가 취임한 후 커스터머부문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 신임 사장은 마케팅 전문가로, 2018년 데이터온 요금제 출시를 주도한 바 있다. 이 요금제는 한 달만에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제휴를 이뤄냈다.

박종욱 신임 사장은 구 대표가 강조해 온 ABC(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플랫폼기업 변신을 위한 그룹 차원 전략 수립과 투자를 주도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현대로보틱스 5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지분 10%를 확보한 사례를 들 수 있다. 이는 구현모 대표 취임 후 첫 전략적 투자로 기록된다.

◆B2B, AI/DX 키워드…통신사 딱지 떼고 ‘디지코’로 간다=
이와 함께 올해 디지코를 선언한 구 대표가 이에 대응한 조직 정비에 나섰다. 규제로 점철된 성장정체 통신분야 대신 미디어‧금융‧기업(B2B) 등 비통신분야에서 성장기회를 찾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통신사 딱지를 떼고 디지코라는 새 옷을 갈아입겠다는 각오다.

구 대표는 지난 10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KT는 통신기업(Telco)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로 변화한다. 디지털전환을 통해 새 성장동력과 기회를 찾아 디지코로 나아가겠다”며 “KT는 통신 기반 플랫폼 기업으로 갈 것이며, 고객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다른 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디지코가 되겠다는 것이 전략방향이자 비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이를 방증하듯 KT는 기업(B2B),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에 중점을 뒀다. 지난달 선보인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에 걸맞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기존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재편하고, IT전문가 신수정 부사장을 엔터프라이즈부문장으로 보임했다. 각 지역에 분산된 법인영업 조직과 인력도 통합했다.

KT가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AI/DX융합사업부문도 강화했다. 부사장으로 승진한 송재호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을 AI/DX융합사업부문장 및 올초 신설된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로 선임했다. AI/DX융합사업부문 산하에는 KT랩스를 신설했다. 통신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개척자’ 역할을 맡는다. AI컨택센터(AICC) 사업 활성화를 위한 AICC사업담당도 새로 마련했다. 혁신을 주도한 미래가치TF는 미래가치추진실로 격상돼 CEO 직속조직으로 편성됐다. 이곳은 승진한 김형욱 부사장이 총괄한다.

특히,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 핵심 기반인 ABC 사업 컨트롤타워에 김채희 상무를 중용했다.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맡은 김채희 상무는 KT그룹 재무, 전략기획, 그룹경영 등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으로 등용됐다.


◆현장경영 강화…젊은 인재 등용, 세대교체=
올해 새롭게 출발한 6개 광역본부 책임도 확대한다. 구 대표는 현장경영과 고객서비스 강화를 위해 6개 광역본부를 선보인 바 있다. 이번엔 지사 조직을 상권 중심으로 재편하고, 자율권과 책임경영을 높인다. 이를 위해 광역본부 임원을 16명에서 21명으로 늘렸다. KT 전체 임원 수는 10% 이상 줄었지만, 지역 임원은 30% 이상 늘었다. 광역본부장 6명 중 5명은 전무급으로 배치해 조직 위상도 개선했다.

‘올드(old)’한 이미지를 벗고 젊은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KT 신규 임원(상무) 20명 중 50%인 10명이 50세 미만으로, KT 전체 임원의 28.7%가 40대다. 최연소 임원인 최준기 상무(1974년생)는 상무보 2년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최준기 상무는 앞으로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맡는다.

구 대표는 20대 사원부터 40대 부장까지 연차와 직급 상관없이 구성된 BDO(Business development&Operation)그룹을 출범시킨 바 있다. 급변화는 환경에 빠르게 적응해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세대교체는 필연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한편, KT 직원인사를 비롯한 그룹사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이번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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