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내야 할 음악사용료 요율이 내년 1.5%를 시작으로 2026년 1.9995%까지 인상된다.
OTT 업계는 그러나 음악사용료를 비롯해 인접수수료의 연쇄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행정소송까지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 이하 문체부)는 음저협이 지난 7월 제출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을 수정 승인했다고 밝혔다. ‘영상물전송서비스’ 조항을 신설해 OTT 사업자에 대한 징수규정과 요율을 도입한 것이 핵심이다.
문체부가 승인한 수정안에 따르면 내년부터 OTT는 일반 예능·드라마·영화 등 음악저작물이 부수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는 영상물을 전송할 때 ‘매출액 × 1.5% × 연차계수 × 음악저작물관리비율’에 해당하는 음악사용료를 내야 한다.
연차계수는 2021년 1.0을 시작으로 1.066, 1.133, 1.200, 1.266, 1.333으로 높아진다. 즉, 이를 반영하면 음악사용료 요율은 1.5%, 1.599%, 1.6995%, 1.8%, 1.899%, 1.9995%로 매년 상향된다. 결국 최종 인상률은 2%에 가깝게 설정됐다.
이는 OTT업계가 주장한 0.625%와 음저협이 요구한 2.5%의 중간지점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시작, 매년 상향하되 최종적으로 2%는 넘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다.
또, 음저협 외에도 다른 신탁관리단체가 있음을 감안해 당초 음저협이 삭제한 ‘음악저작물관리비율’(협회가 관리하는 저작물의 비율)은 부가했다.
이 밖에 음악저작물이 주된 목적인 영상물전송서비스는 ‘매출액 × 3.0% × 연차계수 × 음악저작물관리비율’로 승인했다. 기존 규정에 있던 ‘방송물재전송서비스’ 조항은 그대로 두되, 방송사업자가 자사 방송물을 재전송하는 경우에 한정했다.
문체부는 요율 수준에 대해 기존 국내 계약 사례와 해외 사례를 참고로 했으며, 국내 시장 상황과 OTT 성장세 등 사업자 여건을 감안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OTT업계는 그러나 형평성에 맞지 않은 과도한 인상률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문체부 결정에 대해 향후 행정소송 등 법적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OTT 업계는 음저협의 개정안과 문체부의 수정안이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다.
문체부는 해외 사례와 국내 시장 상황을 참고해 요율을 정했다고 하지만, 실제 각국의 저작권 징수 규정은 제각각이어서 일률적인 적용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또 국내 OTT의 경우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보다 기존 지상파나 IPTV 등과 유사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인상이 또 다른 음악인접사용료의 연쇄 상향으로 이어져 결국 소비자 요금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한 OTT 업체 관계자는 “음악 저작권뿐만 아니라 방송과 관련한 저작권 및 인접권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며 “OTT들이 비용을 줄여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문체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등 OTT 주무부처들과의 소통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OTT업계 관계자는 “문체부가 법리적 문제제기에도 지나치게 높은비율로 음악저작권 징수기준을 개정했다”면서 “저작권 보호와 함께 미디어 산업 활성화를 같이 고려해야 할 정부가 면밀한 검토 없이 음저협 주장을 상당부분 수용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