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 소재 원재료 시장 장악한 中…완성형 산업구조 구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배터리 분야에서 중국이 우리보다 먼저 더 큰 규모로 준비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고전할 것이다.”
3일 LG에너지솔루션 정근창 부사장은 포항공과대학교 포스코국제관에서 열린 ‘배터리 선도도시 포항국제컨퍼런스(POBATT)2020’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정 부사장은 “25년째 배터리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는데 일반인까지 관심을 갖는 걸 보면서 전기차 시대가 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성장 동인을 ▲각국 정책적 지원 및 환경 규제 강화 ▲전기차 가격 경쟁력 제고 ▲전기차 성능 개선 등을 꼽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시장은 올해 234기가와트시(GWh)에서 2030년 3392GWh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몸집을 키우면서 성장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케미칼, 엘앤에프 등 소재 업계도 상승세다. 문제는 원재료의 중국의존도가 높은 점이다.
정 부사장은 “대부분 국내 업체는 전구체 등 원재료를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 공장을 짓고 중국 업체와 협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재료 시장을 장악한 중국은 배터리 산업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신에너지차 산업 발전계획’(2021~2035)을 통해 ▲핵심 기술 공략 확대 ▲충전 인프라 강화 ▲국제 협력 강화 ▲공공 섭스 분야 신에너지차 사용 확대 등을 실행하고 있다. 중국 CATL, BYD 등은 이러한 정책은 물론 탄탄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정 부사장은 “중국은 완성된 산업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가 먼저 닦아놓은 전기차 시장에서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안으로 자체 소재 밸류체인 구축이 꼽힌다. 정 부사장은 “포스코가 제철 산업을 키운 것처럼 원료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효율성 높이기 위해 국내 업체 간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정부 지원까지 더해지면 중국 서플라이체인과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 부사장은 지난달 LG화학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연구소장도 맡게 됐다.
이날 정 부사장은 지난 1일 출범한 신설 법인 LG에너지솔루션 및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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