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갤럭시S20FE 공시지원금이 대폭 오르면서 보조금 시장도 같이 들썩인다. 최근 아이폰12·프로에 이어 아이폰12미니·프로맥스까지 국내에 상륙하면서, 갤럭시 제품들이 일제히 지원금을 올리고 방어전에 나선 모습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까지 지난 19일 삼성전자 갤럭시S20FE 공시지원금을 대폭 상향했다. 요금제별로 최소 8만7000원~최대 17만원이던 공시지원금은 22만7000원~42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지난달 16일 출시 후 약 한달 만에 통신3사 모두 지원금을 인상한 것이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도 지난 14~15일 잇따라 갤럭시S20FE 공시지원금을 두 배가량 상향한 바 있다. 현재 최고가 요금제 기준 공시지원금은 각각 48만원, 45만원이다. 갤럭시S20FE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공시지원금과 이의 15%까지 유통망에서 지급하는 추가지원금을 제하면 가격은 최대 34만7800원까지 뚝 떨어진다.
이는 지난 20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아이폰12미니를 견제하려는 목적이 크다. 아이폰12프로맥스와 함께 출시된 미니 제품은 이번 아이폰12 시리즈 내 보급형에 가까운 모델로, 출고가가 94만6000원(통신사향)부터 시작한다. 80만원대 갤럭시S20FE와 고객층이 일정 겹치는 만큼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출시작인 갤럭시S20과의 실구매가 차이를 벌리려는 이유도 한몫한다. 앞서 삼성전자와 통신3사는 갤럭시S20을 비롯해 갤럭시노트10, 갤럭시폴드, 갤럭시노트20 등의 출고가를 낮추거나 공시지원금을 크게 상향한 바 있다. 갤럭시S20FE의 상위 버전인 갤럭시S20의 가격이 떨어지며 두 모델의 실구매가가 비슷해졌기 때문.
이처럼 갤럭시S20FE 공시지원금이 크게 오르자 일부 유통채널에서는 불법보조금이 활개를 쳤다. 지원금 상향 직후 갤럭시S20FE은 월 8~9만원대 요금제 기준 0원폰 또는 지난 20일 많게는 15만원 차비(페이백)폰까지 등장했다. 공시지원금 및 추가지원금을 제하고 남은 기기값에 페이백까지, 수십만원 불법보조금이 실린 가격이다.
갤럭시S20FE와 함께 갤럭시Z플립 등 초고가 라인업도 일부 유통망에서 불법보조금 대상이 됐다. 갤럭시Z플립은 컴팩트한 폴더블폰으로, 아이폰12 시리즈의 주요 고객층인 젊은 2030세대 선호도가 높은 모델이다. 올해 8월 165만원 가격으로 출시돼 아직 공시지원금이 10만원대인 갤럭시Z플립 5G는 최대 90만원대까지 내려갔다.
현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단통법)에 따라 통신사가 정한 공시지원금과 유통망 추가지원금을 초과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면 불법이다. 하지만 일부 판매처에서는 판매자에게 수수료로 지급되는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소비자에게 불법보조금으로 주고 시장가보다 훨씬 싸게 판매한다. 특히 공시지원금이 오르면 그만큼 가격 인하 효과가 커 보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불법보조금이 몰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판매자들은 최소 6개월가량 8~10만원대 고가 요금제 유지를 조건으로 붙이거나, 통신사별 구독형 상품 등 부가서비스 가입을 유도하는 일이 다반사다. 저렴한 가격으로 예약을 받았다가 실제 가입 시 요금이 달라지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 페이백 약속마저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