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화웨이에 대한 희망고문일까. 중국에 대한 협상의 기술일까. 화웨이가 당분간 명줄을 이어갈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이 퀄컴이 신청한 화웨이 거래허가를 일부 승인했다. 허가가 난 제품은 4세대(4G) 이동통신 관련 제품 등이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각) 미국 상무부는 퀄컴에 화웨이와 거래에 대한 허가를 내렸다.
미국은 지난 9월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 반도체 업체가 화웨이와 거래를 하려면 미국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했다. 전 세계 업체 대상이다. 위반하면 미국의 제재를 받는다. 사실상 화웨이 사업은 끝났다고 받아들여졌다. 미국 기술과 장비를 사용치 않은 반도체는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없으면 정보통신기술(ICT) 기기 제조는 불가능하다.
미국은 그동안 인텔 삼성디스플레이 등에 공급 허가를 줬다. 속빈 강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완제품을 만들기는 부족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제재 발효 전 사재기한 반도체로 버텼다.
퀄컴 승인으로 화웨이는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퀄컴은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4G 통신칩 등 다양한 제품 공급이 가능하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통신칩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급 통로가 열렸다. 세계 이동통신은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전환 중이다. 5G 통신망 구축과 스마트폰 보급을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가장 많이 쓰이는 장비와 스마트폰은 4G다.
미국은 실리를 챙겼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명분은 5G 보안 위협이 출발이다. 화웨이가 중국 정부에 정보를 제공한다고 의심했다. 이번 승인은 4G 한정이다. 5G 진입은 막았다. 차세대 경쟁에서 화웨이가 발목을 잡힌 상황은 그대로다.
미국 기업이 실속을 차릴 수 있는 기회를 줬다. 화웨이는 삼성전자 애플처럼 자체 AP와 통신칩을 사용해 온 업체. 이를 막고 퀄컴 AP와 통신칩만 쓸 수 있도록 했다. 퀄컴 실적 개선이 점쳐진다.
중국의 5G 전환과 화웨이 대체 기업 성장을 지연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에도 불구 세계 스마트폰 2위를 지키고 있다. 중국 시장 판매량이 절반을 넘는다. 중국 소비자 애국 소비에 힘입은 결과다. 또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5G를 보급하고 있다. 지난 3분기부터 균열이 발생했다. 화웨이 제품 경쟁력이 저하한 탓. 비보 오포 샤오미 등 다른 중국 제조사 점유율이 상승했다. 화웨이가 4G 신제품에 주력하면 판세는 다시 달라질 수 있다.
한편 화웨이 세계 경쟁력 회복은 아직이다.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의 중국과 거래도 막아둔 상태다. 구글이 화웨이와 거래를 못한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지 못한다. 업그레이드도 안 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등도 불가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수 없다. 화웨이는 자체 OS를 개발했다. 중국이 시험대다. 시험대를 통과해야 세계 소비자의 선택지에 들 수 있다. 그동안 다른 제조사가 추진한 자체 OS 전략은 모두 실패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도 모바일 OS는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