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3사가 본업인 ‘통신’을 뒤로 하고 다른 곳에서 살길을 찾고 있다. 통신만으로는 더이상 기업의 생존을 도모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통신시장은 포화됐고 정부 규제로 점철돼 있다. 규제로 가득한 시장은 성장성이 낮다. 물론, 5G 상용화로 숨통은 트였다. 25% 선택약정할인과 취약계층 요금감면 등 영향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이동통신(MNO, 무선) 사업부문은 5G 출시 후 상승전환에 돌입했다. 그러나,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올해 3분기 통신3사 무선사업 매출은 ▲SK텔레콤 2조9400억원 ▲KT 1조6362억 ▲LG유플러스 1조381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 ▲0.6% ▲5.4% 증가했다. 5G 가입자 증가 효과를 봤지만, 성장세는 한 자릿수에 그친다. 그럼에도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와 투자 강화, 재할당대가 부담까지 리스크는 넘친다.
반면, SK텔레콤 미디어‧보안‧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9% 증가한 1조526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0.3% 급증하면서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었다. KT 미디어 매출은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1.9% 오른 4593억원이다.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매출은 8.1% 성장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미디어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비통신분야 매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나타냈다.
통신3사가 비통신분야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실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통신사 절반 이상 매출을 통신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이것만으로는 다음을 모색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처럼 통신3사가 탈통신 전략을 취하고 있음에도, 시장은 여전히 통신사를 전통적인 기간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동학개미운동 주체인 개미투자자가 대거 주식시장에 진입하며, 지수를 지탱하고 주요 종목이 상승했을 때도 통신3사는 여기에 포함되지 못했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통신사 임원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지만, 여전히 통신3사 주가는 저평가주로 분류되는 등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통신사는 정체성을 새로 정립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성장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텔레콤’을 떼고 사명을 변경할 예정이며,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을 선언했다. LG유플러스도 탈통신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플랫폼과 기술 중심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5G 시대는 통신사에게 기회다. 또다시 망만 깔아놓는 역할에 만족할 수는 없다. LTE 시절 통신사가 깔아놓은 인프라망 위에서 과실을 얻은 곳은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콘텐츠제공사업자(CP)였다. 현재 네이버와 카카오 시가총액은 통신3사를 다 사고도 남을 정도다.
이제 통신3사는 미래 기업 생존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해야 한다. 다행히 5G는 4차산업혁명 기본 인프라로 주목받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언택트(비대면)가 일상화되고, 모든 사물이 통신으로 연결되는 환경도 마련됐다. 10년 전 추진했던 탈통신, 그 과실이 이번에는 반드시 열리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