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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영업익 1조클럽 가입…3000억 자사주 매입으로 성장 자신감(종합)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KT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다. 통신3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뒷걸음쳤다. 특히 영업이익은 결국 시장전망치를 밑돌았다. 코로나19영향으로 그룹사 매출이 줄고 인건비 상승이 비용 발목을 잡았다.

대신 KT는 본업인 통신과 미디어사업, 그리고 신사업인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영역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았다. 오는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을 노리는 KT는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6일 KT(대표 구현모)는 2020년 3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 6조12억원, 영업이익 29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173억원으로, 영업이익 1조클럽에 가입했다.

매출액은 전분기보다 2.1% 증가했지만 전년동기보다 3.4% 감소했다. 코로나19로 단말과 그룹사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단말매출의 경우 전년보다 24.9% 하락한 7612억원을 기록했다. 플래그십 모델을 비롯한 단말기 출고량 자체가 많지 않고 대면영업도 줄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제외한 서비스매출은 5조2400억원으로, 전년과 전분기대비 모두 0.8% 성장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대비 14.5%, 전년동기대비 6.4% 하락했다. KT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그룹사 실적부진, 임금단체협상 타결에 따른 인건비 상승, 그리고 지난해 큰 기복이 없었던 실적 대비 올해 분기별 기저효과가 크다고 배경을 지목했다. 그룹사를 제외하고 KT 별도기준으로 보면 3분기 영업이익은 4.6% 늘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무선사업은 전분기대비 1.1%, 전년동기대비 0.9% 성장했다. 단말과 로밍매출 감소에도 5G 가입자 확대로 이를 상쇄했다. 지난 2분기 누적 223만명이던 5G 가입자는 이번 분기 281만명으로 25%가량 늘었다. 전체 핸드셋 가입자(1432만4000명) 대비 5G 비중은 20% 수준이다. 알뜰폰(MVNO)은 전분기보다 2만5000명 줄어든 349만2000명을 기록했다. KT는 역대급 판매량이 예상되는 아이폰12 출시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삼아 다음 분기 5G 대중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른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3분기 3만1620원을 기록했다. 3사 중 가장 큰 금액이다.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무선 ARPU는 작년 2분기 3만1727원, 작년 3분기 3만1906원, 작년 4분기 3만1341원, 올해 1분기 3만1773원, 올해 2분기 3만1393원으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이번 분기에는 전분기보다 0.7% 늘었지만 코로나19발 로밍매출 감소 등으로 전년보다는 0.9% 줄었다.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각각 7%, 0.3% 감소했다. 다만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재택근무와 온라인교육 등으로 가정내 인터넷 환경이 중요해지면서 전분기보다는 0.4% 성장했다. 인터넷 가입자는 913만명으로, 전보다 8만7000명 늘었다. 기가인터넷 가입자 비중은 62.9%에서 63.4%로 소폭 올랐다.

미디어사업은 쾌속질주했다. 가입자 순증과 매출 모두 두자릿수 성장을 일궜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매출은 전분기와 전년동기 대비 각각 12.7%, 11.9% 성장한 4593억원을 기록했다. 순증 가입자는 넷플릭스 제휴에 힘입어 12만8000명이 늘었다. 누적가입자는 868만명을 달성해 1위 사업자 지위를 수성했다.

KT가 공을 들이고 있는 B2B사업은 3분기 6903억원 매출을 올렸다. IDC사업 경쟁력과 함께 클라우드사업의 공공·금융분야 확대를 바탕으로 전년동기보다 0.8% 성장했다. 이 가운데 기업회선 사업 매출(2669억원)은 전년동기보다 0.3% 늘었고, 같은 기간 기업IT·솔루션(2887억원) 사업은 1.9% 줄었다. 디지털전환 수요를 성장 디딤돌로 삼은 AI·DX사업 매출은 1347억원으로, 전년보다 8.1% 상승했다. AI·DX사업의 3분기 누적 매출은 1년 전보다 17% 성장했다.

KT는 지난달 말 출범한 신규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통해 오는 4분기 본격적으로 B2B 시장에 뛰어든다. 앞서 구현모 KT 대표는 기존 통신기업에서 B2B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DX)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금융 ▲제조 ▲SOC ▲물류 ▲의료 ▲언택트산업 등 총 6개 분야를 중심으로 국내외 기업들의 DX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부 그룹사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여행과 소비 축소로 BC카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하고, 호텔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테이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9.4% 줄었다. 디지털 광고 및 T커머스 취급고 등 성장으로 스토리위즈 등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8.6% 증가했다. 전체 그룹사 이익 기여도를 보면 지난 분기 89.1%에서 이번 분기 85.6%로 주춤했다.

KT의 3분기 설비투자비(CAPEX)는 7889억원으로, 전분기(5604억원)보다 40%, 전년동기(7412억원)보다 6.4% 증가했다. 올해 3분기 누적 CAPEX 규모는 1조7800억원으로, 5G 투자가 한창이던 전년도 3분기 누적 금액(2조952억원)에는 못 미쳤다. 세부적으로 보면 가입자망 1조139억원, 기간망 2469억원, 기업통신 3215억원, 기타 2018억원이다. 올해 KT의 연간 CAPEX 가이던스는 3조1000억원으로, 지금까지 집행률은 57.4%에 그쳤다. 통상 CAPEX 규모는 4분기에 몰려 있다. 올해는 28GHz 상용화도 예정돼 있다.

3분기 마케팅비용은 6419억원이다. 전분기보다 3.7%, 전년동기보다 3.5% 상승했다. 지난 분기보다 가입자 순증이 늘었고, 전년도 마케팅비가 일부 이연되면서 증가세를 이었다는 설명이다. KT는 올해 1분기부터 기존 마케팅비용 용어를 별도기준 판매비로 변경해 공시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그룹사 실적이 줄어들며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감소한 경향이 있지만,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보면 작년 1~3분기보다 1.4% 올랐다”면서 “여기에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 추진과 함께 케이뱅크 편입 등을 감안하면 오는 4분기와 연간 실적은 성장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KT는 자사주 매입으로 구현모 대표가 약속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환원 강화에도 나섰다. KT는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3000억원의 대규모 자기주식취득 신탁계약 체결을 결정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윤경근 KT CFO 재무실장은 “KT는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창출하고 배당 정책과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 환원을 강화하고 있다”며 “KT는 최고의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B2B와 DX를 선도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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