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2일 혼합현실(MR) 기기 ‘홀로렌즈2’ 국내 출시한다. 기업용 제품이다. 홀로렌즈2는 착용형(웨어러블) 홀로그래픽 컴퓨터다. 블루투스나 네트워크로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곳, 즉 PC를 이용할 수 있는 장소라면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
가상현실(VR)용 헤드마운트디스프레이(HMD)와 착용감은 비슷하다. 다만 머리에 HMD를 쓰면 가상 콘텐츠가 펼쳐지는 반면 홀로렌즈2는 프로그램 투명 고글처럼 생겼다. 특정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니 평범한 사무실에 다양한 도형들과 선반 위에 놓인 커피, 피아노 건반 등이 전시됐다.
홀로렌즈2가 다른 증강현실(AR) 및 VR기기와 다른 점은 사람의 손동작을 인식하기 때문에 별도 리모콘 사용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물체에 다가가 손으로 집어 위치를 이동시킬 수 있고 대각선을 늘려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회전도 가능하다. 워낙 ‘터치’ 방식에 익숙해져 있던 터라 물체를 적당한 거리에서 집는 데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멀리 선반에 놓여 있는 지구본을 꺼내 회전하며 구조나 용어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커피잔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니 사무실 책상 위로 떨어졌다. 실제 공간에 있는 물체들을 감지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책상에서 다시 한번 떨어뜨리니 커피잔이 바닥에 떨어지며 쓰러졌다.
가이드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 동작들에 익숙해지고 나면 실제 업무 환경에서 비대면(Ontact, 온택트) 협업이 가능해진다. MS 협업 솔루션 ‘팀즈’를 실행하니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보던 것처럼 눈앞에 상대방의 모습이 보였다. 사용자가 화면을 쫓아다니는 형식이 아닌 기기가 사용자 홍채를 인식해 화면이 따라온다.
“에어컨 컨트롤러가 있는 곳으로 가주세요”라는 지시를 받아 공간을 이동했다. 컨트롤러를 쳐다보고 있으니 상대방은 “이 버튼을 눌러주세요”라고 말하며 원격으로 컨트롤러 특정 버튼을 화살표로 표시했다. 홀로렌즈2 착용자는 화살표가 직접 가리키는 버튼을 눌러 헤매지 않고 지시를 수행할 수 있다. 화살표 등은 실시간으로 만들어 내 표현할 수 있다. 화살표 위 박스 형태로 창이 띄워지며 '1. 전원버튼을 누른다. 2. 공기청정 모드로 전환한다'처럼 설명글이 나타났다. 말 그대로 현실과 디지털의 혼합이었다.
홀로렌즈2는 꼭 2명 이상의 사람이 만나지 않더라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작동하는 특정 장비에 대한 사용법에 대해 가이드를 만들어 놓으면 혼자서 홀로렌즈2를 착용하고 가이드를 보며 그 과정을 익힐 수 있다.
이날 체험 공간에선 가이드만 별도로 살펴봤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장비를 앞에 두고 가상의 가이드를 따라서 이행하면 된다. 각 단계에 맞춰 한 동작씩 따라한 후 ‘다음’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때 다음 버튼을 누르는 것은 손가락이 아닌 눈이다. 장비 사용법을 익힐 때 두 손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다음’ 버튼을 2~3초 가량 응시하고 있으면 설명이 넘어간다. 주의할 점 등을 보여줄 땐 이미지가 띄워지기도 했다.
30분가량 체험 동안 어지러움이나 무거움은 느껴지지 않았다. 짧은 시간 때문일 수도 있지만 VR기기처럼 시선을 꽉 가린 채로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어서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플립업 형태로 렌즈를 90도로 꺾을 수 있어 휴식할 때 머리에 씌운 걸 벗지 않아도 된다. 안경을 착용한 채 쓸 수도 있지만 종류에 따라 제한이 생길 수 있다. 안경 렌즈가 큰 경우 홀로렌즈2를 썼을 때 초점이 잘 맞지 않아 사용하기 어렵다.
MS는 홀로렌즈2를 먼저 기업용 제품으로 출시하고 향후 일반 소비자용으로도 고려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실제 제품을 체험한 결과 산업·교육용 시장에선 확실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교육용으로 이용할 경우 학생들이 큰 흥미를 느낄 듯 하다. 다만 높은 비용은 장벽이다. 홀로렌즈2는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출시됐는데 미국에선 약 500만원 전후로 판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