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화학 임시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안건은 전지사업 분할이다. 소액주주는 반발했다. 분할 방식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도 소액주주 편에 섰다. 표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LG화학에 비상이 걸렸다. 분사를 검토해 온 기업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39일 LG화학 임시주총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LG화학은 30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트윈타워에서 2020년 임시주총을 개최한다. 안건은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이다.
LG화학은 지난 9월 전지사업 분사를 결정했다. LG에너지솔루션(가칭)을 설립한다. 물적 분할이다. LG화학이 지분 100%를 갖는다. 소액주주는 불만을 토로했다. 기존 주주에게 배분하는 혜택이 없어서다. 자회사 실적은 연결실적으로 반영된다. LG화학 가치하락을 우려했다.
LG화학은 ▲절대적 지분율 유지 ▲향후 3년 LG화학 주주에 대한 최소 1만원 현금배당을 약속했다. LG화학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투자자문사 의견은 엇갈렸다. 국제의결권서비스(ISS)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은 찬성했다. 서스틴베스트 등은 반대했다.
27일 국민연금도 반대표를 던지기로 했다. “지분가치 희석 가능성 등 국민연금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의 걱정과 같은 입장이다.
소액주주와 달리 국민연금의 반대는 파문이 크다. 회사분할은 특별결의사항이다.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지난 6월30일 기준 LG화학 발행주식 총수는 7828만1143주다. 의결권 있는 주식 총수는 6893만9926주다. 의결권 있는 주식 3분의 2 이상은 4595만9951주다.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은 2297만9975주다.
LG화학 최대주주는 LG다. LG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 있는 주식은 2356만910주다. 지분율은 34.17%다. 발행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은 맞추고 간다. 관건은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다.
국내 증권사 보고서가 분사에 호의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기관투자자는 찬성표를 던질 확률이 높다. LG화학이 밝힌 주주명부 확정기준일 기준 지분율은 ▲LG 약 30% ▲외국인 약 40% ▲국민연금 약 10% ▲국내 기관 약 10% ▲개인주주 약 10%다.
국민연금은 2대 주주다. 9월29일 기준 804만5578주를 보유했다. 지분율은 11.67%다. LG화학이 ▲LG 및 특수관계인 ▲국내 기관만 찬성으로 확보했을 경우 국민연금 외 719만1873주가 반대하면 무산이다. 전체 지분 중 10.4%다. 외국인과 개인 5주당 1주꼴이다. 국내 기관 전부를 우군으로 확보하지 못했다면 국민연금 외 반대표는 더 적어도 된다. LG 및 특수관계인만 찬성일 경우 국민연금 외 반대는 373만4872주만 있어도 분사를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다. 지분율 5.4%에 불과하다. 개인주주 2명 중 1명이 반대표를 던지면 된다. 부결 확률을 낮추려면 LG화학은 참석 주식을 늘리면서 참석한 주식이 찬성표를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19도 셈법을 복잡하게 하는 변수다. 통상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는 현장 주총 참석률이 낮다. 전자투표가 없었다면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LG화학은 이번 주총부터 전자투표를 도입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다. 외국인과 개인투자자 참석이 쉬워졌다. 전자투표는 29일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한편 LG화학 분할계획서가 부결될 경우 LG화학뿐 아니라 다른 기업에도 파문은 상당할 전망이다. 물적 분할이 어려워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부분 기업은 분사 때 물적 분할을 선호했다. 최대주주 지배력을 유지하며 투자자를 구할 수 있어서다. 50%+1주만 남기고 다 팔아도 된다. 사업을 매각하거나 정리하기도 용이하다.
인적 분할은 현재 지분율이 신설회사에 전이된다. 새로 투자자를 구하려면 유상증자를 해야 한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희석된다. 또는 회사채를 발행해야 한다. 재무구조가 악화한다.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경우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을 수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