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T팩토리의 T는 텔레콤의 T가 아닌,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를 의미합니다.”
SK텔레콤이 홍대거리에 새로운 플래그십스토어 ‘T팩토리’를 선보였다. 24시간 개통업무를 고객 스스로 할 수 있는 첫 무인매장을 표방한다. 동시에 SK텔레콤은 T팩토리를 고객을 위한 복합체험공간으로도 정의하고 있다. 기존 통신사 매장의 문법에서 벗어나 기술과 문화가 만나는 교류의 장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27일 SK텔레콤은 서울 홍익대학교 인근 T팩토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전략을 발표했다. 오는 31일 선보이는 T팩토리는 SK텔레콤이 애플·MS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 중인 서비스를 비롯해 SK ICT 패밀리사의 핵심서비스를 소개하고, 24시간 무인 구매존인 ‘T팩토리24’, MZ세대용 문화공간인 ‘0(영)스테이지’ 등을 제공한다.
박정호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가벼운 청바지 차림으로 깜짝 등장해 인사말을 전했다. 박 대표는 “T팩토리의 ‘T’는 텔레콤의 T가 아닌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라는 뜻에서 붙였다”면서 “우리 고객만의 공간이 아닌 아이디어를 가진 여러 벤처, 회사, 고객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T팩토리의 취지를 직접 설명했다.
이날 박정호 대표는 드론에 탑재된 SK텔레콤의 AI 비서 ‘누구(NUGU)’를 직접 호출해 T팩토리 투어 참관을 맡기기도 했다. 박 대표가 “아리아”라고 부르자 ‘누구’가 즉시 “안녕하세요 JP”라고 응답해 잠깐 멈칫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JP는 잘 알려진 박 대표의 영어 이름(Jung Park)이다.
SK텔레콤은 T팩토리를 단순 무인매장이나 문화공간을 넘어, ‘기술(Technology)’과 미래(Tomorrow)’가 모이는 ‘공간(Factory)’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다양한 국내 강소기업·스타트업의 우수 기술·서비스를 함께 소개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대표는 “예를 들어 홍대 근처 대학생 동아리에서 재밌는 테크놀로지를 구상했는데 실제 MZ세대 반응을 보고 싶다고 한다면 앱으로 신청해 T팩토리 내 플렉스 스테이지에서 전시할 수 있다”면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향후 T팩토리와 같은 플래그십스토어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유영상 사업대표는 “홍대 T팩토리가 성공한다면 서울 강남이나 부산 해운대 등에 홍대와는 또 다른 콘셉트로 2호점, 3호점을 낼 수 있다”며 “(홍대점에 대한) 호응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확장한다는 원칙은 갖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이 무인매장 성격의 플래그십스토어를 전국적으로 늘려나갈 경우, 기존에 운영 중인 지점과 직영·대리점 매장 등 고객서비스·유통망에 대한 재편도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미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전국 39개 ‘T월드’ 지점 수를 순차적으로 축소하고 광역화 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성준 SK텔레콤 유통1본부장은 “무인매장은 기존 유통망의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한축으로 고민하고 있고, 유통망에서 커버할 수 없는 부분들은 무인매장에서 24시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투트랙’으로 가는 것”이라며 “기존 유통망과의 재편에 있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T팩토리 입구 양 옆으로 위치한 ‘T팩토리24’는 SK텔레콤이 최초로 선보이는 24시간 무인존이다. 고객은 입장(셀프체크인)부터 스마트폰 비교, AI 기반 요금제 컨설팅, 가입신청 및 휴대폰 수령 등 개통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액세서리 구매 및 중고폰 판매도 이곳에서 가능하다. SK텔레콤은 가입신청부터 단말기 수령까지 ‘5분’ 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