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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통신사) “적정 임대료 1.5조원” vs 건물주(정부) “묻고 더블로 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다음 달 정부가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공개하는 가운데, 과도한 부담을 우려하는 통신업계와 국회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내년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310MHz폭에 달하는 2G‧3G‧LTE 주파수를 대상으로 재할당을 실시한다. 역대 최대규모 주파수 재할당으로 기록되는 만큼, 수조원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3사는 정부에 ‘주파수 재할당대가 합리적 산정 공동 건의’를 통해 현행 전파법 시행령 별표3 기준에 따라 대가를 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경우, 약 1조5000억원으로 집계된다. 반면 정부는 이보다 2~3배 많은 금액을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는 주파수 재할당대가 5조5705억원을 추계해 예산안에 반영한 상태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기획재정부와 협의한 2020~2024년 중기사업계획 수입전망치 자료를 입수해, 정부 추계금액을 확인했다. 재할당 기준도 정하지 않았는데, 예산안에 부풀려진 금액으로 포함시킨 것이다. 이에 변 의원은 기업 경영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국가 재정관리에 혼선을 주는 주먹구구식 예산관리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전 산식을 단순 적용한 숫자일 뿐이며, 실제 재할당 대가는 연구반을 통해 합리적 가격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과거 경매가격을 반영한 3조~4조원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통신업계는 정부를 향해 과거 손님 많은 주요 상권이었을 때만 기억해 임대료를 높이는 건물주나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통신3사는 “미국과 일본 등 5G 글로벌 경쟁국은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별도로 징수하지 않고 있고, 5G 전국망 달성을 위해 올해 이후에도 상당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전개돼야 한다”며 “5G 상용화 상황에서 LTE 경쟁 초기 낙찰가와 경제적 가치는 상이하다. 기존 주파수의 달라진 가치도 고려돼야 한다”고 정부에 설명했다.

실제, 통신3사는 정부의 디지털뉴딜 정책 동참 요구에 따라 지난 상반기 2조7000억원 설비투자비(CAPEX) 계획을 확대해 3조4400억원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28GHZ 대역 망 구축 의무 이행을 위해 통신3사는 약 1조3000억원을 추가로 소요해야 한다.

국회에서도 주파수 재할당 대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 부담이 늘어나면, 소비자 비용 전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보승희 의원(국민의힘)은 지난 7일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주파수 경매가 지속되면서 과거 경매가를 기준으로 삼다 보니, 계속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대가를 높이면 이익은 정부만 본다. 주파수 이용금액이 늘면 고객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전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16일 대표발의해, 주파수 할당 대가 산정기준을 상향 입법하고 구체적인 산정방법을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현재 시장에서는 적절한 할당대가 수준에 대한 정부와 사업자 간 괴리가 크고, 정부가 법적 기준 없이 과거의 할당대가를 무제한 고려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제반 환경과 조건이 상이했던 오래된 과거 주파수경매 결과까지 반영되고 있어 미래 주파수 이용가치를 왜곡한다”며 “과도한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으로 통신사 망투자가 제약받지 않도록 정기국회 내에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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