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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카카오와 네이버, 자회사 앞세운 블록체인 경쟁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에는 카카오의 자회사와 네이버의 자회사가 주목할 만한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클라우드 ‘KAS(Klaytn API Service)’를 출시했고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라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들을 발표했습니다.

그라운드X와 라인 모두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갖고 있는데요, 블록체인 플랫폼의 핵심은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즉 디앱(DApp,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을 끌어들이는 것입니다. 디앱들이 잘 되어야 해당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거래도 늘고, 플랫폼 생태계 자체가 활성화되기 때문입니다.

그라운드X는 지난 2018년 9월 퍼블릭(개방형)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테스트넷과 함께 디앱 파트너들을 공개했고, 지난해 6월에는 메인넷을 공개했습니다. 메인넷 공개 이후엔 디앱 파트너들을 꾸준히 확보해왔고, 올해 7월에 파트너 프로그램을 종료한 뒤 진짜 ‘퍼블릭’ 플랫폼으로서의 행보를 강화했습니다. 이번에 KAS까지 출시하면서 누구나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죠.

라인의 행보도 그라운드X와 비슷합니다. 라인은 그라운드X와 비슷한 시기인 2018년 9월에 블록체인 플랫폼 ‘링크체인’을 선보였는데요, 링크체인은 디앱 파트너들만 링크체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프라이빗(폐쇄형) 블록체인에 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후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히면서, 올해 들어 퍼블릭에 가까워진 ‘라인 블록체인’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둘 다 ‘퍼블릭 블록체인’ 지향하는데…좀 더 빠른 클레이튼

카카오와 네이버는 여러 면에서 비교되곤 하는데요, 클레이튼과 라인 블록체인도 자주 비교대상이 되곤 합니다. 서로 어떤 점이 다른 지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느 면에서 어떻게 앞서있는지도 중요하겠죠.

우선 클레이튼과 라인 블록체인은 둘 다 ‘퍼블릭 블록체인’을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얼마나 개방되어있는지로 보자면 클레이튼이 좀 더 앞서있습니다.

라인 블록체인은 지난 8월 업데이트한 백서에서 총 3단계에 걸쳐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진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최근 라인이 출시한 블록체인 개발도구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가 2단계 계획 안에 포함되어있는 것으로 보아, 지금은 2단계인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진정한 개방형 네트워크로 나아가야 합니다.

아직 완전한 퍼블릭 블록체인이 아닌 만큼, 라인은 지난 7일 라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8개를 직접 발표했습니다. 개발사가 직접 나서 디앱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죠. 일명 ‘디앱 파트너’를 발표하는 방식입니다. 라인은 2018년 9월에도 디앱 파트너를 발표한 바 있지만, 퍼블릭 블록체인이 되겠다는 선언을 한 이후로는 처음 디앱을 공개하는 것입니다.

반면 클레이튼은 이런 코스를 이미 거쳐갔습니다. 클레이튼은 2018년 9월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디앱 파트너를 공개해왔습니다. 시작 시기는 비슷했지만 플랫폼 개발사가 디앱들을 밀어주면서 디앱 수도 많아졌고, 디앱 정보 사이트인 ‘디앱닷컴’에 클레이튼 전용 카테고리가 생기기까지 했습니다. 어느 정도 디앱이 확보되자 얼마 전 클레이튼은 파트너 프로그램을 종료했습니다. ‘굳이 개발사가 나서지 않아도’ 누구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진정한 퍼블릭 블록체인이 되겠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클레이튼과 라인 블록체인 모두 개발자들을 위한 개발 프로그램을 출시하면서 디앱 개발을 장려하는 것은 비슷합니다. 클레이튼이 이번에 출시한 KAS는 서비스를 개발하려는 기업들에게 여러 블록체인 상 기능을 API 형태로 제공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Blockchain as a Service)입니다. 위에 언급했듯 라인도 개발도구 ‘라인 블록체인 디벨로퍼스’를 갖고 있죠.

◆라인, 판 뒤집을 강점 없나? ‘일본 시장’이 제일 큰 장점

퍼블릭 측면에선 라인의 속도가 더딘 상황인데요, 일단 디앱 확보에 더 신경을 기울여서 아쉬웠던 과거를 기회로 삼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라인이 2018년 9월에 처음 발표했던 디앱 파트너 5개 중 2개는 서비스를 중단했습니다. 나머지 서비스들도 성적이 좋지 않죠. 물론 클레이튼 기반 디앱 중에서도 서비스를 중단한 곳이 있고, 성적이 좋지 않은 서비스들도 있지만 클레이튼의 경우 디앱 자체가 많다보니 라인 블록체인에 비해선 활성화된 편입니다.

따라서 라인 블록체인은 디앱들을 위해 차별화된 장점을 어필해야 합니다. 라인만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간단히 살펴보면 클레이튼과 라인 블록체인의 디앱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은 비슷합니다.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 서비스들은 카카오톡에 탑재된 가상자산 지갑 클립과 연동됩니다. 클립은 카카오톡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어서 카카오톡 이용자들을 서비스 내로 유입시킬 수 있습니다.

라인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 역시 라인의 가상자산 지갑인 비트맥스 월렛과 연동되고, 비트맥스 월렛은 라인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라인 이용자들을 서비스 내로 유입시키는 게 가능한 구조입니다.

이렇게 혜택은 비슷한데, 노리는 시장이 다릅니다. 카카오톡이 우리나라의 국민 메신저인 만큼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들은 한국 시장에서 인지도를 올리는 데에 유리하겠죠. 반면 라인은 일본에서 국민 메신저이기 때문에 라인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은 일본 시장 공략에 유리합니다.

시장이 다르다보니 클레이튼과 라인 블록체인 두 가지를 모두 택하는 곳들이 나타났습니다. 라인이 이번에 발표한 블록체인 서비스 8개 중 5개는 이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출시했거나, 클레이튼의 디앱 파트너로 발표된 곳들입니다. 클레이튼에서 이미 출시된 서비스를 라인 버전으로 또 출시하는 식입니다.

서비스 개발사들은 라인을 택하면 일본 사용자까지 공략할 수 있기 때문에 클레이튼 버전과 라인 버전, 두 가지를 모두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미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 ‘썸씽’을 운영 중인 윤현근 썸씽 이사는 “카카오톡은 국내 시장 중심이기 때문에 외국인 사용자들이 카톡을 통해 서비스에 접근하기는 어렵다”며 “라인 메신저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면 일본 시장도 공략할 수 있고 외국인 사용자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라인 블록체인 상 암호화폐인 링크(LINK)를 일본에서 거래할 수 있는 점도 라인만의 강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금융청(FAS)이 허가한 일명 ‘화이트리스트’ 코인만 거래할 수 있는데요, 링크는 지난 8월부터 일본 내에서 공식적으로 거래할 수 있는 가상자산이 됐습니다.

블록체인 서비스들은 자체 토큰을 발행해 서비스 내에서 이용하고, 거래소에 상장해 거래를 독려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본 시장을 공략할 땐 해당 토큰들을 거래소에서 사고 파는게 불가능합니다. 허가받은 가상자산이 아니기 때문이죠.

이 때 라인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면 자체 토큰 대신 링크를 서비스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클레이튼에서도 자체 토큰이 아닌 클레이튼의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이용해 서비스를 개발한 사례가 있습니다.

세상에 나온 지는 2년이 넘었지만, 새 출발을 선언한 라인 블록체인. 일본 시장을 등에 업고 디앱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또 클레이튼과 차별화된 장점을 선보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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