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2차 소송이 점입가경이다. LG화학의 SK이노베이션 제재 요청서 제출에 이어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명령 요청서를 제출했다. 승기를 굳히려는 LG화학과 반전의 계기를 만드려는 SK이노베이션의 대결이 치열하다.
10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일(현지시각) ITC에 LG화학 대상 디지털 포렌식 명령 요청서를 전달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의 동의없이 습득한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LG화학 대상 디지털 포렌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디지털 포렌식은 저장장치 등에 남은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ITC에서 3건의 법정 다툼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요청서를 낸 소송은 2번째 소송이다. SK이노베이션이 원고다. 작년 8월 LG화학과 LG전자를 특허침해 혐의로 고소했다.
LG화학은 이에 앞서 지난 8월28일(현지시각) ITC에 SK이노베이션 제재 요청서를 냈다. 지난 3월 입수한 SK이노베이션 문서 중 문제를 제기한 특허가 LG화학에서 입수한 기술을 바탕으로 취득한 것을 입증하는 내용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덧붙였다.
양사는 ITC 1차 소송 과정에서 서로의 정보를 획득했다. 1차 소송은 LG화학이 원고다.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영업비밀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 조기패소 예비판결이 난 상태다. LG화학이 실시한 디지털 포렌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LG화학은 이때 확보한 문서와 정황으로 SK이노베이션 제제를 요구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과정에서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 동의나 인지 없이 기밀정보를 외부로 빼냈다는 설명이다. SK이노베이션의 디지털 포렌식 요구는 이를 감추기 위해 파일을 삭제한 것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다.
한편 양사는 작년 4월 소송을 시작했다. 미국과 한국에서 여러 건이 계류 중이다. ITC 1차 소송 최종판결은 오는 10월 예정이다. LG화학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허소송은 대부분 합의로 끝난다. 승부의 추가 기울면 그쪽에 유리한 조건으로 협상이 이뤄진다. 2차 소송이 뜨거워진 이유다. 2차 소송도 LG화학이 가져갈 경우 LG화학이 원하는 조건을 SK이노베이션이 승복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2차 소송을 SK이노베이션이 이기면 협상 테이블 균형이 맞춰진다. 3차 소송까지 가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