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국제결제은행(BIS)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한국은행(한은)도 CBDC 관련 시범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한은은 CBDC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위한 외부 컨설팅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컨설팅 사업에서는 CBDC 업무 과정과 시스템 아키텍처를 설계할 예정이다.
현재 한은은 오는 2021년 출시를 목표로 CBDC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CBDC 관련 제도적, 기술적 필요사항을 선제적으로 검토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CBDC 파일럿 시스템의 1단계 목표인 설계 및 요건 정의와 구현 기술 검토를 마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2단계 목표인 외부 컨설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은이 파일럿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데에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CBDC 연구 활성화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 4월 파일럿 시스템 구축계획을 처음 발표할 당시 한은은 “가까운 장래에 CBDC 발행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미국, 일본 등도 관련 연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진행 배경을 밝혔다.
또 그동안은 에콰도르, 우루과이 등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금융포용 제고를 목적으로 CBDC 발행을 추진해왔지만, 최근에는 스웨덴, 중국 등 금융 및 결제시스템이 잘 갖춰진 국가들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BIS에서 발표한 보고서의 내용과도 흐름을 같이 한다. BIS는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20%가 CBDC를 발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175개국 중앙은행 중 80%가 직간접적으로 CBDC 연구 및 실험,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며 “2020년 7월 기준으로 CBDC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보다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는 중앙은행이 더 많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코로나19도 CBDC 발행을 앞당기고 있다. BIS는 코로나 19 확산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 수요가 커졌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물건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현금 사용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또 신용카드 단말기나 비밀번호 입력 패드를 통한 전염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인식도 퍼졌다.
BIS는 “코로나19로 인해 CBDC를 비롯한 디지털 방식의 결제가 부상했다”며 “코로나 19가 모바일 카드나 온라인 결제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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