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21년부터 자사의 MS 365 애플리케이션(앱) 및 서비스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1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IE의 점유율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IE가 보유 중이던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웹브라우저 ‘2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2020년 8월 전 세계 데스크톱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크롬 69.55% ▲파이어폭스 8.61% ▲사파리 8.36% ▲엣지 4.12% ▲IE 2.76% ▲오페라 2.43% 등이다. 크롬이 과반 이상을 차지해 시장을 석권하고 있고 사파리, 파이어폭스가 치열하게 2위 경쟁을 하는 중이다.
점유율 변화 추이를 봤을 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사파리다. 사파리는 2018년 1월 기준 5.87%였던 점유율을 8.21%로 끌어올렸다. 반면 파이어폭스는 동기간 점유율 11.87%에서 8.36%로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변수가 되는 것은 MS의 엣지다. 과거 IE로 웹브라우저 시장의 왕좌를 차지했던 MS는 절치부심해 올해 1월 크로미움 기반의 엣지를 공개했다. 크로미움 기반 엣지는 기존 IE, 구버전 엣지의 점유율을 집어삼키며 빠르게 성장 중이다.
같은 기업의 제품이니만큼 IE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도 유리하다. 크로미움 엣지, 구버전 엣지, IE 등 MS 제품의 웹브라우저 점유율 합은 8.21%다. 신규 유저 확보 없이도 단번에 2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수치다.
브라우저 점유율 경쟁을 국내로 눈을 돌리면 양상이 다소 달라진다. 글로벌에서 활약 중인 사파리는 국내서 2.69%로 5위다. 파이어폭스는 2% 미만으로 집계되지 않는다.
국내서도 크롬의 선전은 여전하다. 점유율 71.17%로 시장을 이끌고 있다. 2위는 다소 의외인 IE다. 12.09%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MS 사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한국에서 IE가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 액티브X 등 플러그인을 활용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IE가 아니면 구동되지 않는 웹사이트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IE를 활용하는 이용자층이 다수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까지 공공 웹사이트에서 플러그인을 모두 없애겠다고 공표한 만큼 IE 유저층의 대거 이탈이 예상된다.
압도적인 2위를 차지하고 있는 IE의 노쇠화는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가 많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국내서는 높은 확률로 엣지가 2위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는 게 정보기술(IT)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네이버의 웹브라우저 웨일이 IE에서 어느 만큼의 점유율을 가져올 수 있느냐다. 국내서 웨일은 글로벌 2위, 3위를 차지하고 있는 파이어폭스·사파리의 합보다도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2017년 3월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웨일은 2018년 1월 0.99%, 2019년 1월 1.14%, 2020년 1월 3.56%, 8월 4.55%로 순조롭게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웨일이 성장한다면 네이버의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검색엔진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