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본격 나선다. 전국민 접종을 목표로 세웠으나, 여의치 않을 경우 집단면역 형성이 가능한 인구 70% 수준 백신 물량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국제협력과 기업별 개별협상을 동시에 추진한다.
21일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지원위원회(이하 범정부지원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과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공동위원장),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 및 관계부처 차관, 국내 치료제‧백신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우선, 정부는 국제백신공급협의체(COVAX Facility)에 참여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참여 의향 확인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협의체는 세계보건기구(WHO), 감염병혁신연합(CEPI, 백신 개발), 세계백신면역연합(GAVI, 백신 공급) 중심으로 전체 인구 20%까지 백신 균등공급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기업과 개별 협상도 진행한다. 보건복지부는 아스트라제네카-SK바이오사이언스, 노바백스-SK바이오사이언스와 백신 국내 공급 협력 등을 내용으로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3상 진입 등 성공 가능성이 있다면, 선수금을 지급해 우선 확보하고 개발 이후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백신 확보는 2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로 예방접종 우선권장대상자 등을 고려해 1600만~2000만명분(3200만~4000만도즈, 1인당 2도즈 가정) 백신을 확보한다. 2단계로 위탁생산, 직접 수입 등으로 백신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위험 최소화를 위해 백신은 플랫폼별 1개 이상 확보한다.
예방접종을 실시하게 되면 백신 확보 시차, 미국‧영국 등 선진국 사례 등을 고려해 보건의료인‧사회필수시설 종사자, 군, 노인‧기저질환자 등 건강취약계층부터 접종한다. 이후 성인‧아동 등에 대해 접종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아직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관련 정보가 불완전한 만큼 우선 접종권장 대상자 등은 아직 논의 단계다. 정부는 예방 접종 결정 때 신속한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오는 10월까지 ‘예방접종시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치료제는 전세계적으로 렘데시비르‧덱사메타손을 포함한 1429건이 임상시험 등록을 수행 중이다. 혈장치료제의 경우, 국립보건연구원-GC녹십자 공동 연구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일 임상 2상 승인이 완료됐다. 해외에서는 다케다(일본), 그리폴스(스페인) 등을 꼽을 수 있다. 국내 항체치료제는 국립보건연구원-셀트리온 협업(임상 1상)으로 개발 중이다. 해외에서는 리제네론(임상 3상), 일라이릴리(임상 3상) 등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백신은 총 29종 후보물질이 임상시험 중이며, 옥스퍼드대-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바이오앤텍, 모더나 등 6개 기업이 임상 3상에 진입했다. 국내에서는 제넥신(DNA 백신), SK바이오사이언스(합성항원백신), 진원생명과학이 연내 임상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안전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 치료제와 백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임상시험 비용 지원 등을 위한 추경예산의 신속한 집행 등을 통해 국산 치료제와 백신이 조속히 확보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수가 늘어나는 상황을 보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며 “세계 4번째로 개발한 코로나19 영장류 감염모델을 통해 국내에서 개발 중인 치료제, 백신에 대한 우수 효능을 확인하는 등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전임상 결과가 임상에서의 성과로 원활히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범부처 협력을 강화하고, 산‧학‧연‧병이 원팀이 돼 긴밀히 협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