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소영기자]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사회 변화와 교육혁신’을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네이버가 원하는 인재상을 밝혔다.
한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고 창의적인 인재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창의적이란 것이 내 맘대로 다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잘 훈련된’ 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장기간 프로젝트 속에 힘든 일들을 굉장히 많이 하게 하고, 전례 없는 일들을 많이 해야하기 때문에 ‘우리만의 장점이 뭐냐.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하는냐’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거기에 맞춰서 본인도 생각을 해야하고, 혼자 풀 수는 없는 일이어서 옆(사람)도 설득 할 수 있는 능력, 리더라면 지치지 않고 잘 끌어가야하는 부분들이 잘 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요즘 ‘데이터를 읽는 능력’이 있는 인재에 회사가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굉장히 많은 데이터들이 생성되고 있고, 그것을 읽어내서 새로운 모델,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도 역시 사람이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네이버는) 직원을 뽑을 때 전공이라는 걸 본 지 오래됐다”며 “무슨 전공이냐는 따지지 않고 주로 뭘 해봤냐 하는 자기 기술서를 조금 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사업계획을 짤 땐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듣는 데 많은 시간 할애한다”
이날 한 대표는 미래 사회에 기업의 진화상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그는 “매번 사업계획을 잡을 때마다, 혹은 외부에서 제일 많이 듣는 질문이 3년 뒤에 어떻게 될 거같냐, 10년뒤에 어떻게 될 거같냐 라는 질문인데, 저희는 내년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회사가 내년에 무엇을 할 것인가 어렴풋이 생각은 하지만, 어떤 ‘방향’을 확정 짓고 3년 이상의 계획을 가져가는 방식은 아니란 설명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창업가를 기른다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어떤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고 싶은 건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부연했다.
한 대표는 “이제부터는 쇼핑을 하자, 랩스를 만들자가 아니고, 누군가를 만났는데 이 사람이 로봇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야기가 굉장히 매력적이면, 그 사람에게 몇년을 지원할 것이냐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밖에서 듣기엔 (사업 계획이) 어떻게 가겠다는 건지 이해가 잘 안 될 수있다”며 “그럴수록 그 사업을 풀어가는 사업 대표가 6개월 동안, 혹은 1년 동안 시장에서 부딪치면서 느낀 방향의 전환이나 이런 것을 이해하고, 어떤 경우에는 받아들이고, 어떤 땐 그냥 책임지겠다는 고집과 그 사람에 대한 믿음 등을 보고 길게 지원하는 구조들이 다른 회사들이랑은 다른 부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네이버도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고민”
한성숙 대표는 지난 20년간 PC에서 모바일로, 또 최근엔 코로나 시대로 넘어오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털어놨다. 한 대표는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는 과정도 굉장히 힘들었다”며 “모바일에서 코로나 시기로 넘어가면서 굉장히 느린 지점도 있고 또 잘 안풀리는 지점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모바일 전환 시대에는) 그래도 모바일이라는 휴대폰이라는 기기를 놓고 스터디를 했다면, 지금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한 한 대표는 모든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이라는 방향성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라, 네이버 역시 개발자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다들 네이버마저 힘들면 어쩌냐고 하지만, 경쟁 업체들이 개발자들을 굉장히 많이 스카웃 해간다”며 “요즘 구글이나 페이스북, 알리바바의 개발자 수와 저희 개발자 수를 비교하면, 네이버가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 고민들을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그동안 네이버 내부에서 있었다가 사라진 직무가 많았다며 “지난 20년간 사회가 겪어야 할 변화를 네이버는 미리 겪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한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플랫폼 사업을 하면서 갖는 자부심은, 저희가 한국 시장에 잘맞는 것을 잘만들고 유저들에 집중해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걸 잘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김영식 의원(미래통합당)이 개최한 행사에는 한 대표외에도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가 참석했다. 이날 오세정 총장은 “사회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직업도 바뀔 거고, 지금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학생들의 3분의 1은 지금 있지도 않은 일을 할 것”이라며 “학생들한테 미래 사회가 어떻게 변하든 간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창의적인 능력”이라고 내다봤다.
최재붕 성균관대 교수는 최근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들이 겪은 변화에 따라, 대학 역시 큰 변혁을 준비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7대 플랫폼을 보면 어느것 하나도 광고를 해서, 또는 자본의 힘으로 플랫폼이 된 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의 자발적 선택을 받은 것”이라며 “어려서부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뭔지에 대한 교육이 충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sor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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