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이유가 뭘까요. 단순히 비대면 시대 수혜 때문일까요. 되짚어 보면 네이버를 구성하는 ‘인재’가 첫손에 꼽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엔 젊은 인재에 주목했습니다. 네이버 어벤저스를 꿈꾸는 ‘네이버 슈퍼주니어’입니다. 네이버의 미래를 이끌 주니어들의 솔직 과감한 모습을 연중 인터뷰로 이어갑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네이버는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회사다. 입사 선호도 조사결과를 보면 삼성전자, 카카오, 한국전력공사, SK텔레콤 등과 함께 늘 톱5에 머문다. 1위에도 심심치 않게 올랐다. 신입뿐 아니라 경력 입사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네이버에 먼저 몸담은 사람들의 만족감이 상당한 까닭이다.
최근 네이버 그린팩토리 본사에서 10년차 미만의 주니어 개발자들을 만나면서 그 이유를 분명하게 느꼈다. 사실 파파고 개발자 5인은 ‘신의 직장’이라고 언급하지 않았다. 기자도 굳이 되물어 보지 않았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들의 말을 되짚어 보니 자연스레 신의 직장이란 말이 떠올랐다. <사진 왼쪽>부터 김한태, 정소영, 구진모, 문지형, 정권우 연구원이다.
◆눈치 주지 않는 분위기…톱다운 아냐
정소영 웹개발 연구원이 “눈치 주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신입이다. 신입 연구원이 말하니 더는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 정 연구원은 인턴 입사했다가 올해 정규 연구원으로 전환됐다.
정권우 연구원은 파파고 개발팀을 가리켜 “톱다운(상명하달)은 아니다”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땐 하고 싶은 일을 찾아준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서 책임 리더의 업무가 중요하다. 책임 리더는 말 그대로 책임지고 프로젝트를 이끄는 사람이다. 파파고의 경우 주기적으로 면담을 통해 업무 과부하를 점검하고 일정 조정과 분담을 결정한다. 정 연구원은 만족감을 보였다.
◆개발을 즐겨야 한다?…“강요 없어, 회식도 원하는 사람만”
문지형 연구원은 조직 내 액티비티를 소개했다. 원하는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벌이는 가운데 양조장 막걸리 체험과 와인 시음 등을 언급했다. 마라톤 형식의 개발 워크숍도 떠올렸다.
‘MT 마라톤’으로 불린 이 워크숍은 개인이 하고 싶은 프로젝트 주제를 정해 일주일간 개발해 마지막 날 춘천 연수원에서 발표했던 행사였다.
문 연구원은 이러한 워크숍을 즐거운(?) 놀이처럼 말했지만, 엄밀히 보면 업무의 연속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네이버에선 혹자처럼 ‘개발을 즐겨야 살아남는가’라는 의문이 생겼다.
이에 대해서도 “개인이 존중받는 곳”이라며 “팀원이 무언가에 맞춰야 하는 문화가 아니라 개별 팀원에게 반드시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워크숍을 왜 안 와’ 이런 분위기는 없다”는 것에 다들 공감했다.
덧붙여 구진모 연구원은 “강요가 정말 없다”며 “회식도 정말 원하는 사람만 한다”고 팀 분위기를 추켜세웠다.
◆‘믿고 맡기는 분위기’ 과연 어떻게?
파파고 개발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개인에게 믿고 맡기는 분위기’다. 게다가 개발자들이 ‘스스로 알아서’ 일을 한다. 정권우 연구원은 “스타트업 같다”고도 말했다.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고 아이디어 교환도 원활하다. 이 같은 선순환 업무 구조가 갖춰진 배경은 무엇일까.
김한태 연구원은 “전제 조건은 다들 기본 역량이, 캐파(개발능력)가 좋다는 것”이라며 “평균 역량들이 기본적으로 된다는 전제가 있어야 부족한 지금의 인원으로도 실험도 연구도 하면서 아이디어도 잘 나오는 것이 아닐까”라고 견해를 밝혔다.
다음은 연구원들과의 일문일답이다.
Q. 파파고의 조직문화는 어떠한지
- 출퇴근이 자유롭고, 의견 개진에 있어 리더 눈치를 보는 게 없다. (신중휘) 책임리더가 젊다 보니 실무적인 피드백이 기술적으로 정확하다. 책임리더가 네이버 번역서비스에 오래 일했던 분이라 실무적 고충을 충분히 알고 있어 업무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
- 파파고는 실제로 서비스 지표가 성과로 직결되는 편이다. 모든 업무나 계획도 서비스 지표로 관리되는데 목표가 현실적이지만 도전적인 지표로 잡아주고, 수행하는데 리소스 부담이 없도록 리더가 잘 잡아준다.
-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는 업무 분위기다. 서비스가 나갈 방향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고 시도해본다고 하면 하지말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 젊고 다이내믹하다.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견 개진이 자유롭고, 자유로운 접근 방법을 권장한다.
Q. 주도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경험한 프로젝트는 무엇인지, 어떤 경험을 얻었는지?
- 오프라인 번역기의 필요성을 제기했더니 신중휘 책임리더가 (당시 팀장) 6개월 정도 시간을 주고 1차로 알아서 만들어보라고 했다. 6개월 뒤에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더니 3개월 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리더가 여러 협업 리소스를 조율해줘서 9개월만에 오프라인 번역기를 첫 출시하게 됐다.
- 높임말 번역도 박은정 리더가 의견을 낸 후 직접 실험해서 서비스에 반영된 경우다. 실행 과정에서 보텀업(상향식)이 가능한 곳이다.
- 물론 서비스에 반영되기 어려운 아이디어라고 하더라도 시도만으로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서비스 기여도만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 개인이 자유롭게 구현한 프로토타입이 2주에 한 번씩은 계속 올라오는 것 같다. 서비스로 가든, 안가든 자유롭게 연구해보고 그 과정에서 좋은 경험이 될 것을 알기 때문에 조직에서 적극 권장해준다.
Q. 파파고에 입사하려면 어떤 지식과 역량을 갖추면 좋을까?
- 기본적인 기계번역에 대한 지식, IT 개발자로서의 기초지식이 있으면 좋다.
- 아무래도 외국어에 대한 감각이 좋고, 외국어를 잘하면 업무에 도움이 된다. 언어를 몰라도 개선할 수 있는 포인트가 있지만 언어를 모르면 장벽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인도네시아어나 러시아어 같은 것들은 외부 전문 인력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Q. 파파고만의 미팅, 문화가 있는지?
-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어렵지만) 글로벌 학회에 같이 참여하고 리크루팅도 하고 한다. 기본적으로 논문 1저자가 되면 학회에 보내준다. 그렇지 못할 수도 있으니 팀 회비로 돌아가면서 연차가 낮고 글로벌 학회 경험이 없는 사람부터 학회에 보내준다. 개발자로서 모티베이션(동기부여)이 많이 되는 편이다.
- 팀단위로 원데이 액티비티가 있다. 누군가 원하는 액티비티를 올리고 모집자를 받아서 함께 가는것. 방탈출, 고급승용차 레이싱, 와인시음, 에버랜드, 막걸리 양조 등 다양하다.
- 개발자들끼리는 ‘MT 마라톤’ 이라는 공식적 워크숍을 일주일간 한 적 있다. 한가지 주제를 가지고 해커톤도 하고 발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