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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우체국금융 차세대’ 제안설명회… IT서비스 빅 3 불꽃 레이스 점화

-86개 업체 참여. 원격지 개발, 대기업 참여 등 이슈 만발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 하반기 금융권 대형 IT사업으로 꼽히는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따내기 위한 수주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특히 LG CNS, SK(주)C&C, 삼성SDS 등 IT서비스 빅3의 불꽃튀는 경쟁도 막이 올랐다.

11일 전남 나주 우정사업정보센터 대회의실에서 우체국금융 차세대시스템(POBIS) 제안요청설명회가 개최됐다. 이 날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1시간동안 진행된 제안요청설명회는 7일까지 사전 방문 신청한 입찰참가 업체를 대상으로 1업체당 3인 이내로 인원을 제한했음에도 불구하고 약 15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뜨거운 열기가 쏟아졌다.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정보센터 관계자는 ”삼성SDS, LG CNS, SK(주)C&C 등 IT서비스 빅3는 물론 ICT기업과 금융IT 기업 등 총 86개 업체가 이번 설명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 우정사업정보센터는 8월부터 10월까지 사업발주 및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고 11월 중으로 본 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예금, 보험, 펀드, 자산운용, 재무관리, 리스크 관리 등 우체국금융을 구성하는 복잡한 모든 하부 프로세스들을 유기적으로 연계/통합하는 종합금융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사업 방식은 단독 또는 공동수급(공동이행방식)의 형태로 참가할 수 있으며, 공동수급 형태로 제안할 경우 당사자 간 책임, 권리, 의무관계를 명백히 규정한 공동수급 표준협정서(공동이행방식)를 제출해야 한다. 공동수급의 경우 구성원은 대표사를 포함해 5개사 이하로 구성하고 구성원별 최소 지분율은 10% 이상으로 정했다.

한편 이번 사업은 ‘공공소프트웨어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예외사업’으로 대기업의 사업 참여가 허용됐다. 협상대상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평가는 기술능력(90점)과 입찰가격(10점)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기로 했다. 기술능력에 대한 배점이 크지만 업계에서는 가격이 결국 승자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평가위원들이 2시간 동안 제안서 열람한 후 제안사가 30분 발표 20분 질의응답 하는 구조로 기존 공공사업과 큰 차이가 없어 기술적 변별력을 가져가기 쉽지 않다. 결국 가격에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정사업정보센터는 이번 사업에 원격지 개발을 허용키로 했다. 사업이 진행되는 우정사업정보센터는 나주에 위치해 있어 서울에 대부분 위치한 개발업체들로선 다소 민감한 문제이기도 하다.

우선 우정사업정보센터는 사업 수행을 위해 필요한 장소 및 설비, 기타 작업환경을 상호 협의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원격지 개발을 제안하는 경우 원격지 개발 보안대책은 발주자 및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상호협의하고 과기부장관 승인 후 수행 가능하다.

단, 사업수행책임자(PM) 및 사업수행 영역별 리더(PL)는 발주자 인력과 동일에 장소 근무토록 했다. 또, 입찰자가 제시한 작업장소가 보안요구사항을 준수하지 못한 경우 거부할 수 있다.

원격지 개발은 개발업체의 인력 활용은 물론 비용 발생, 개발자들의 피로감 등을 이유로 SW업계에서 강력하게 요구해온 사항이기도 하다. 개발자가 특정 장소에 묶여 있게 되면 SW기업 입장에선 인력 운영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이는 SW기업의 비용 상승은 물론 다른 사업기회 발굴 및 참여에 있어 제한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우체국금융 차세대사업에선 원격지 개발이 영업의 한 요소로 부각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현재 빅3는 원격지 개발에 대해 다양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A사는 개발 및 설계까지는 현지에서 개발하고 나머지 본 개발은 원격지 개발 형태로, B사는 현지에서 모두 개발 가능하다는 방안을, C사도 고객사가 실제 원하는 방향으로 제안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아직 초기 단계의 전략 수립으로 변수는 남아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이번 사업은 IT서비스 빅3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제안요청설명회 질의응답은 다소 조용하게(?) 끝났지만 이는 반대로 빅3가 전략 노출을 최소화하는데 집중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는 평가다.

삼성SDS는 이번 사업의 사전 단계인 차세대 ISP를 수행한 경험과 1200억원 규모의 행안부 차세대 지방세 시스템 구축사업 참여를 배제한 채 사업에 뛰어드는 만큼 이번 우체국 차세대시스템에 올인하려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SK(주)C&C는 의욕적이었던 산업은행 차세대사업에서 삼성SDS에 밀린 상황에서 이번 우체국금융 차세대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이며 LG CNS는 우체국물류시스템(우편 차세대) 구축 등의 경험과 상주인력 및 지역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제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업에선 IT서비스 3사가 중간에 포기 없이 끝까지 가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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