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의 ‘4대 사업’ 전략이 통했다. 올해 2분기 SK텔레콤은 코로나19 영향에도 4대 사업부문이 모두 성장하면서 시장예상치(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이 중에서도 미디어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SK텔레콤 신사업을 맡는 미디어‧보안‧커머스 자회사 매출‧영업이익이 커지면서, 마케팅비용‧설비투자비 증가에도 양호한 실적을 내놓을 수 있었다는 평가다. 동시에, 무선사업 매출도 5G에 힘입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2분기 매출 4조6028억원, 영업이익 3595억원, 순이익 4322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3.7%, 11.4%, 66.8% 늘어난 규모다.
앞서, 박정호 대표는 4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성장사업을 무선사업과 신사업을 분리하고 비문선분야 매출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와 관련 올해 2분기 4대 사업부문 ▲무선(MNO) ▲미디어 ▲보안 ▲커머스 매출은 모두 전분기, 전년동기대비 성장을 달성했다. 총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4% 늘었다. 이는 ▲티브로드 합병효과 ▲인터넷TV(IPTV) 가입자 증가 ▲5G 가입자 순증 ▲ADT캡스 신사업 확장 ▲SK인포섹 솔루션 판매 확대 ▲11번가‧SK스토아 총 거래금액 성장 효과에서 비롯된다.
2분기 영업이익은 MNO 수익성 유지와 함께 자회사 이익 기여도 증가로 개선됐다. 자회사 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15% 수준에서 올해 동기 약 25%로 커졌다. 2017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전년동기대비 상승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증가로 전년동기대비, 전분기대비 각각 66.8%, 40.8% 상승했다.
◆4대사업 모두 성장, 효자는 ‘미디어’=SK텔레콤 2분기 실적을 이끈 사업은 단연 ‘미디어’다. 미디어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IPTV 가입자 성장과 티브로드 합병 영향, 효율적 비용집행으로 매출 9184억원, 영업이익 6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6.2%, 44.8% 성장한 수치다. 지난 5월부터 반영된 티브로드 합병 효과로 매출‧영업이익뿐 아니라 전분기대비 자산 1조2000억원, 자본 9000억원 증가했다.
IPTV 가입자는 전분기 약 530만명에서 100만명 늘어난 2분기 540만명으로 집계된다.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 300만명을 더해 유료방송가입자 840만명을 확보했다.
ADT캡스와 SK인포섹으로 이뤄진 보안사업 매출은 323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7% 증가했고, 커머스사업은 8.5% 상승한 1926억원 매출을 올렸다. 원스토어는 8분기 연속 성장하면서, 게임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39% 증가했다.
무선사업은 마케팅비용과 감가상각비 증가에도 매출 성장으로 이를 만회할 수 있었다. 5G 가입자 확대와 코로나19에 따른 데이터 사용량 증가 영향이 컸다. 이동통신서비스 매출은 2조49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0.1% 전년동기대비 3.5% 증가했다.
◆LTE 가입자 줄고, 5G 가입자 늘고=2분기 5G 가입자는 전용모델 ‘갤럭시A퀀텀’ 판매 호조와 5G 단말 라인업 확대 등으로 70만명 순증해 334만8000명을 기록했다. 전분기와 비교해 26.4%나 늘었다. 반면, LTE 가입자는 전분기대비 1.3% 줄어든 2378만5000명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제를 사용하는 5G 가입자는 고가치 고객이다.
다만, 무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감소했다. 2분기 무선 APRU는 3만158원으로 전분기보다 2%, 전년동기대비 0.6% 줄었다. 지난해 2분기 상승한 무선 ARPU가 지난 1분기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와 관련 “SK텔레콤은 기업(B2B) 사업을 확대하며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늘어나 APRU가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며 “IoT 회선을 제외하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위기극복, 설비투자비 확대=이와 함께 SK텔레콤 2분기 설비투자비(CAPEX)는 전년비 56.7% 증가한 9178억원이다. 상반기 누적 투자액은 1조224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6.7% 급증했다.
SK브로드밴드 2405억원까지 더하면 올해 상반기에 약 1조47000억원을 설비투자비로 쏟았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에 동참하라는 정부 정책에 호응해 설비투자비를 조기에 집행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