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코로나19가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울러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한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빨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지난 24일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한국인공지능법학회는 ‘인간과 AI의 공존: AI윤리 그리고 일자리’를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해 주목을 끌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AI시대 미래 일자리와 지능확장’을 주제로 발표한 허태욱 경상대 행정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을 “기술융합의 시대”라고 정의했다.
허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과학기술 트렌드는 ‘융합화’, ‘지능화’, ‘기하급수적 성장’”이라며 “제조업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생산성 향상 등 긍정적인 변화가 존재하는 한편 3차 산업혁명 당시 ICT 기술이 일자리를 위협했던 것보다 훨씬 큰 변화가 예상되는 부정적 측면이 공존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6년 세계경제포럼은 2020년까지 4차 산업혁명으로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반해 신규 일자리는 200만개에 불과하다. 유명 미래 연설 학자인 토마스 프레이는 2030년에 일자리 20억개가 소멸하고 환경 변화에 의해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허 교수는 AI가 사무직 근로자를 대체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인적·물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며, 3D 프린팅으로 쉽게 시제품을 생산하고 생산 과정도 효율화하는 등 경제 환경 전반이 급격히 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은 창업에 유리한 기술적·경제적 환경을 제공한다. 이는 보다 경쟁력 있는 1인 기업 및 프로슈머(생산자+소비자) 이코노미의 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극단적으로 모두가 생산자가 되는 프로슈머 이코노미가 도래하면 미래 일자리 문제는 더 이상 일자리 문제가 아닌 일거리 문제로 대체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허태욱 교수가 제시한 대응 전략은 ‘AI와 인간의 협력 중요성 확대’다.
실제 산업에서 AI는 전문가의 보조적 역할을 하는 데 주로 사용되고 있다. 병 진단에서 알고리즘이 예측한 것을 토대로 병리학자가 재분석해 적중률을 높이는 방식이다. 사이버보안에서도 막대한 공격 이벤트를 AI가 대응하고 중요도가 높은 공격에는 보안 전문가가 대응하는 등으로 활용된다.
허 교수는 “AI는 인간이 지도하지 않아도 학습할 수 있지만 학습한 지식은 정해진 문제의 범위를 넘는 순간 쓸모없어진다”며 “AI 없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내가 없으면 AI가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지능확장(IA)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I가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하고 원할한 업무를 수행하는 감독 등의 역할을 의미한다.
그는 “AI 시대에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전직 훈련 및 사회보장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자동화보다는 증강이 더 경쟁력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AI와 인간의 협력으로 인간의 능력을 증강하는 방향으로 AI가 설계되고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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