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SK하이닉스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지난 2분기 ‘깜짝 실적(Earnings Surprise, 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서버용 메모리가 실적을 견인했다.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약세가 예상된다. 재고 조정 등 영향이다. 부진은 일시적이다. 내년 주요 제품 시황이 긍정적이다.
SK하이닉스는 한국채택국제기준(K-IFRS) 연결기준 2020년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8조6065억원과 1조9467억원을 달성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9.5% 전년동기대비 33.4%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43.2% 전년동기대비 205.3%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코로나19에 따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서버 메모리 수요 강세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조성됐고 주력 제품의 수율 향상 등 원가 절감이 동반되면서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좋았다. D램은 전기대비 출하량 2% 평균판매가격(ASP) 15% 올랐다. 낸드는 전기대비 출하량 5%, ASP 8% 높다. 매출 비중은 D램 73%, 낸드 24%다. 낸드 중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처음으로 50%에 육박했다. 재고는 정상수준이다.
차진석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출하량은 D램은 2분기와 비슷하며 낸드는 한 자릿수 후반 확대할 계획”이라며 “연간 출하량은 코로나19 이전 예측치인 D램 전년대비 10% 중후반, 낸드 전년대비 40% 중반 성장에 부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반기는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다. 고객사 재고 증가 탓이다. D램과 낸드 가격 약세를 예상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진 조정과는 양상이 다르다. 반도체 업계는 투자를 줄여 공급 확대를 최소화했다. 반면 올해 부진 기저효과와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서버 ▲모바일 ▲게임 콘솔 등 수요는 견조하다.
차 CFO는 “업계 투자 감소로 공급이 빠르게 증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내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명수 D램 마케팅 담당은 “코로나19 2차 유행 등이 없다면 짧은 조정 기간을 거칠 것이다. 하반기를 저점으로 인식하고 있다. 내년 비트그로스는 올해 대비 20%를 상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낸드 마케팅 담당은 “▲서버 ▲스마트폰 ▲게임 콘솔 등이 긍정적이다. 내년에 올해대비 30% 초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급 과잉 재현은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SK하이닉스는 보수적 투자 기조를 내년도 이어간다.
차 CFO는 “시장 수급 상황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하겠다. 기존 계획보다 더 보수적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라며 “내년 투자는 올해대비 조금 올라가겠지만 큰 확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는 최소화하지만 신제품 대비는 예정대로다.
박 담당은 “최근 표준이 정해진 DDR5는 내년 하반기부터 성장기에 들어가 2023년 전체 메모리 50% 이상을 차지하는 크로스오버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담당은 “현재는 96단 제품이 주력이다. 128단과 합해 3분기 전체 60% 이상, 4분기 70% 이상을 계획하고 있다. 3분기말 4분기초부터 128단을 본격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 영향은 미미하다. 코로나19가 득이 됐다.
차 CFO는 “미국의 화웨이 제재 영향은 크지 않다”라며 “연초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비상경영 계획에 위험을 반영했다. 제품군 다변화와 공급 유연성 등을 통해 적절히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