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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아이폰 최신폰이 0원? 세상에 공짜폰은 없다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실부담 없는 완전 공짜” “전 기종 할부원금 0원” “전국민 휴대폰 무료교체 행사”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 시행 이후 휴대폰 지원금에 상한이 생겼지만 전국 곳곳 대리·판매점과 유통채널에는 ‘공짜폰’ ‘0원폰’이 심심찮게 등장한다. 100만원을 훌쩍 넘는 삼성전자 최신작 갤럭시S20이나 보조금이 짠 아이폰 시리즈마저 공짜로 주겠다는 곳이 널려 있다. 과연 진짜일까?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휴대폰 유통망에서 삼성전자 최신작인 갤럭시S20을 최저 10만원대, 전작인 갤럭시S10을 0원으로 선전하며 판매하고 있다. 애플의 보급형 최신폰인 아이폰SE 2세대도 공짜폰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국내 중저가폰의 경우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대까지 차비(페이백)를 약속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러한 공짜폰이나 페이백 판매는 교묘한 함정일 가능성이 크다. 모든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특별한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비싼 요금제와 부가서비스에 가입시켜 결과적으로는 소비자가 손해인 경우도 많다. 솔깃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지만 잘 모르고 가입하면 자칫 ‘호갱(호구+고객)’이 되는 셈이다.

현행 단통법에 따르면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단말기 지원금은 통신사가 주는 공시지원금과 유통망에서 제공하는 추가지원금으로 나뉜다. 공시지원금은 30만원 상한선이 3년 일몰로 사라졌지만, 초기 지원금 공시기간이 정해져 있고 최신폰일수록 금액도 크지 않다. 추가지원금의 경우 공시지원금의 15%로 최대치가 정해져 있다.

따라서 일부 판매자들이 내세우는 0원폰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대신 단통법의 손길이 미처 미치지 못한 판매장려금을 활용해 가입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판매장려금은 통신사가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리베이트지만, 일부 판매자는 자기 몫의 리베이트를 소비자에게 추가지원금으로 지급하기도 한다. 모두 불법이다.

불법보조금이 실렸어도 가입조건을 따져보면 소비자 손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령 5만원대 LTE 요금제를 쓰던 가입자가 출고가 124만8500원의 갤럭시S20 5G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일단 공시지원금이 가장 높은 KT(공시지원금 48만원+추가지원금 7만2000원)를 기준으로 총 55만2000원을 제하면 69만6500원의 기기값이 남는다.

이때 판매자가 13만원 요금제, 11000원 상당 OTT 부가서비스 가입을 6개월 유지하는 조건으로 갤럭시S20을 15만원에 팔겠다고 제시했다. 언뜻 저렴해보이지만 추가된 요금분과 부가서비스 수수료 6개월치를 계산해보면 총 54만6000원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꼴이다. 결국 남은 15만원은 원래 받아야 할 기기값이 된다. 전형적인 눈속임이다.

일부 판매자들은 24개월 사용 후 기기 반납 조건 또는 24개월간 통신사 제휴카드 사용 등을 내세워 공짜폰 판매를 어필하기도 한다. 24개월 사용 후 반납이라지만 알고 보면 48개월 할부로 계약하거나 2년 뒤 같은 통신사에서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 경우도 있다. 나중에는 기기를 반납해야 하니 어쨌든 구매가 아닌 임대 성격이다. 제휴카드의 경우 매달 30~40만원꼴로 이용실적 조건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선택약정할인이나 가족결합할인을 단말기 지원금으로 속여 파는 경우도 많다. 24개월 기간에 매달 25% 요금 할인을 해주는 선택약정할인은 단말기 지원금과 전혀 무관하다. 공시지원금과 선택약정은 반드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가족결합은 유용하게 할인받을 수 있지만 번호이동을 하다가 오히려 혜택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 모든 속임수가 반드시 ‘일부’ 판매자들의 책임일까? 이면에는 통신사들이 정책상 일부 채널에만 장려금을 몰아주거나 고가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가입 등을 종용하는 구조가 숨겨져 있다. 유통망에서 판매가 부진하거나 고가 요금제 유도를 하지 않을 경우 리베이트를 회수하는 식으로 사실상 불법을 강권하고 있기 때문.

지난 2월부터 단통법 제도개선을 추진해온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협의회(이하 협의회)는 불법보조금으로 둔갑한 판매장려금을 비롯, 소비자를 현혹하는 불법행위에 대해 책임을 강화하는 규제방안을 논의해왔다. 그러나 지난 5개월간의 토론에도 불구 뚜렷한 결론은 내지 못했다. 장려금규제의 경우 대부분의 통신사가 반대하고 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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