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향후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통신3사가 구축한 시스템을 활용해 수시로 판매장려금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8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용자 간 지원금을 차별한 통신3사에게 과징금 512억원을 의결했다. 통신3사는 과징금 감경을 요청하는 와중에, 실효성을 담보한 재발방지 대책으로 판매장려금 시스템 구축 방안을 내놓았다.
반복되는 불법보조금을 원천적으로 막고 투명한 유통시장을 조성하기 위해 판매장려금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차별적 불법보조금은 휴대폰 유통시장에서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불법보조금 상당수는 대리점 등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에서 비롯된다. 이에 통신3사는 판매장려금 데이터베이스(DB)를 시스템화하고, 이를 방통위가 들여다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김용일 방통위 단말기유통조사담당관은 “방통위는 조사권이 발동하지 않을 때도 판매장려금 시스템에 접속해 장려금 현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며 “판매장려금은 통신사 및 제조사 장려금을 통합해 등록한다. 아직 통신3사는 구체적으로 시스템 구축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방통위는 불법보조금 조사권이 발동될 때마다 유통점에서 제출받은 정산서가 실제 내역인지부터 검증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정부는 불법보조금을 조사할 때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내역을 받을 수 있어 조사‧분석시간 감축을 기대할 수 있다.
제조사와 유통망 반발은 넘어야 할 산이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단말 제조사는 코로나19 이후 단말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장려금 시스템은 유통시장 투명화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보조금 경쟁이 줄어들어 시장이 냉각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이날 통신3사는 온라인 자율정화 협의체를 통해 온라인‧비대면 채널 대상으로 선제적 자율정화 활동에 나서고 온라인 특수채널에 대한 현장점검도 실시하겠다고 전했다. 이와 별도로 KT는 11개 지역본부를 상대로 주간 벌점을 매긴다. 내부 경쟁이 시장 과열로 이어지지 않도록 벌점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벌점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마케팅 예산을 삭감하거나 인사조치를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