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8일 통신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만남을 가진다.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뉴딜 정책과 관련해 5G와 인공지능(AI) 데이터 인프라 활용안 등 업계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회동에서 통신사 CEO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5G 투자 활성화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통신3사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한 날로, 역대급 과징금에 5G 투자까지 통신업계 부담이 커질까 우려도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상조 정책실장은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하현회 LG유플러스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등 5인과 함께 이날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만찬을 가진다. 당초 장소는 광화문 인근 중식당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노출 우려에 수차례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CEO들은 이날 방통위가 내린 총 512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안고 무거운 마음으로 만찬에 임하게 됐다. 통신3사는 지난해 5G 상용화 직후 벌어진 불법보조금 대란과 관련해 시장 과열 책임을 안고, 각각 SK텔레콤 223억원 KT 154억원 LG유플러스 135억원씩 총 512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2014년 단통법 등장 이래 최대 금액이다.
이날 통신3사는 과징금 제재와 별개로 코로나19발 경기위축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업체와 일선 유통망에 최대 7100억원에 달하는 상생지원책도 내놓은 상황이다. 이 외에도 내년 6월로 예정된 통신사들의 주파수 재할당 대가 예상 금액이 최대 10조원으로 전망되는 등 올해 하반기 통신사업자들은 험난한 시장상황이 예고된다.
방통위는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 통신3사에 대한 기준 과징금에서 총 45% 수준을 감경해줬다. 당초 사무처는 이날 열린 전체회의에 기준 과징금에서 30% 감경안과 40% 감경안을 올렸었으나 상임위원들의 재량으로 추가 감경이 이뤄졌다. 사무처에서 보고한 과징금안에서 위원들이 나서 금액을 줄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꼽힌다.
김상조 실장과의 회동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5G 투자 활성화를 위한 사업자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통신3사는 이미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국면에서 투자금액을 4조원까지 조기집행해 시장침체를 타개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탓에 추가 설비투자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규제완화 등 사업자들의 직접적인 정부지원 요청이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정부는 디지털뉴딜 정책을 통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해외 기업과의 불평등 해소 등 적극적인 역할을 약속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도 5G 투자 여력이 부족한 상황에 망 구축에 대한 세제혜택 등 강력한 정부 드라이브의 필요성을 줄곧 강조해왔다.
한편, 디지털뉴딜은 국가 프로젝트인 ‘한국판 뉴딜’의 한 축으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비대면 산업 육성, 사회간접자본의 디지털화 등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