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인쇄기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큰 관심을 얻기 어려운 제품이다. 흔히 인쇄라고 하면 대량의 책을 찍어내는 ‘아날로그’ 모습이 떠오르겠지만, 디지털인쇄로 출력하는 종류는 그보다 훨씬 다양하다. 화장품 박스, 커피 파우치, 음료수 라벨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제품 포장재 대부분이 디지털인쇄와 관련 있다. 이 산업은 자동차·제약과 함께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디지털인쇄 활용도와 전망, 인재 양성 등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디지털인쇄는 소비자들과 직접 ‘대면’하는 제품들에 차별화를 줄 수 있다. 디지털인쇄 발전은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을 다양화시키고 효율적인 재고관리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인쇄업체는 외주 방식으로 개인·기업들의 주문을 받아 관련 제품을 만들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출판·문구업체를 창업해 판매하기도 한다.
9일 인쇄업계에 따르면, 최신 디지털인쇄기기들은 오프셋 방식과 디지털인쇄 강점을 동시에 구현한다. 빠른 출력속도와 생산성을 갖추면서도 고화질 인쇄 품질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인쇄업체들마다 이런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 최적의 디지털인쇄기기를 찾고 있다.
‘다꾸(다이어리꾸미기)’가 재유행되면서 다양해진 다품종소량생산의 스티커들도 디지털인쇄 일환이다. 라면스프·샘플용 화장품 등 용지는 파우치 인쇄에 속한다. 박스과자나 두통약 등을 포장하는 상자들도 박스형 포장재로 인쇄한다. 한국HP관계자는 “HP인디고의 경우 분야별로 많이 쓰는 장비들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잉크나 기술은 모두 같다”며 “어떤 상품을 만드냐에 따라 응용하는 방식 차이나는 것”라고 설명했다.
인쇄제작소인 ‘비쥬얼 봄’은 명함 외에 고객이 원하는 책자, 포스터 등을 제작하고 수첩·다이어리·카드 등도 만들어 판매한다. 구매자 요구사항을 맞춘 소량제작 위주로 진행된다. 다양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약 60종류 재질 수입지를 갖췄다. 도서출판 ‘점자’는 시각장애인과 노인·영유아를 위한 큰 글자·점자책을 만든다. 다양한 품종의 소량제작을 디지털인쇄로 소화한다. 디지털프린팅으로 텍스트 인쇄 후, 점자가 들어갈 위치에 클리어 토너를 입히고 점자를 올리는 방식이다.
인쇄업체들이 제품을 제작할 시 우선 기본적인 용지의 재질이나 효과를 결정한다. 인쇄기기 업체들은 코팅지·친환경 용지 등도 커버해 까다로운 인쇄도 고품질로 인쇄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 재질이 다양해지고 색감이 분명해지니 인쇄업체들의 신상품 개발이 용이해진다. 가령 후지제록스는 지난 4월 핑크 토너를 새롭게 출시했다. ‘형광 핑크’를 표현할 수 있고 기존 CMYK(3원색+검정) 색상과 혼합해 오렌지, 레드, 바이올렛 컬러도 구현한다.
상업용 프린터에 속하는 디지털인쇄기기는 가정용 프린트와 비용 청구방식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가정용 프린터는 제품 구매 후 토너·카트리지를 교환하는 비용이 들지만 디지털인쇄기는 계약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잉크 사용량과 관계없이 페이지 출력 수만큼 과금을 매기거나, 잉크는 무제한 제공하면서 흑백·컬러 색상 중 몇 가지를 사용했는지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방식이다.
인쇄기기 업체 관계자는 “디지털인쇄는 본인들이 어떤 상품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스타트업부터 규모 큰 사업까지 운영하게 되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경쟁사들에게 묻히기도 한다”며 “디지털인쇄기가 억 단위의 고가 장비다보니 구매 전 색감이나 용지 확장성, 추후 비즈니스 확장에 대한 부분을 오랜 기간 고민하고 결정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