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SK텔레콤의 2G 서비스가 종료된다. 서비스 개시 25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됐다.
서비스 폐지 승인을 허락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용자 보호계획의 성실한 이행과 지역별 단계적 폐지를 승인 조건으로 부과했다.
주파수 이용기간은 아직 1년 가량 남아있고 이용자도 1.2%인 38만명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수차례의 현장실사와 사업자 청문, 이용자보호계획 보완 등을 통해 2G 서비스 종료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 이중화율 20% 불과…백업 기지국이 없다
과기정통부가 가입자가 1%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지만 서비스 폐지를 승인한 이유는 생각보다 네트워크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상 이동통신 기지국은 이중화로 구성한다. 하나의 장비에서 장애가 발생하면 곧바로 다른 장비에서 서비스를 이어받아 장애를 최소화 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의 2G는 이중화율이 20%에 불과하다. 나머지 80%는 장비, 부품이 없어 이중화로 구성하지 못한 것이다. 이 얘기는 기지국에서 장애가 나면 곧바로 통화 두절 상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4차례의 현장실사 조사 결과 최근 3년간 교환기 고장은 132%, 기지국·중계기 고장은 13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진배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은 "보통 기지국 장비는 장애를 대비해 이중화를 하지만 SK텔레콤의 경우 80%가 싱글버전이었다"며 현장실사 결과를 전했다.
SK텔레콤의 2G 서비스는 25년째 이어져오고 있다. 지금은 5G 시대다. 25년의 역사에서 보듯 2G 장비는 단종된지 오래다. 2005년을 전후로 생산이 중단됐다고 한다. 현재는 유지보수를 위한 부품조차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SK텔레콤 설명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망 복구가 일부 불가하거나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며 "서비스 품질, 이용자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더 이상 2G망은 운영하지 않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이제는 옮겨야 할 때…어떤 절차 밟게 되나
전체 서비스 종료 시점은 아직 알 수 없다. 장애 우려가 큰 지방부터 단계적으로 종료하게 된다. 광역시를 제외한 전라도, 경상도 등에서 광역시, 수도권, 서울 순으로 사업폐지를 진행하게 된다. SK텔레콤은 폐지절차를 진행하기 최소 20일 이전에 이용자에게 이를 알려야 한다. 각 권역별 폐지절차 착수 후 7일이 경과해야 다음 권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
SK텔레콤은 정부 종료 승인에 따라 7월 6일부터 순차적으로 종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011’ ‘017’ 등 01X 번호를 사용하는 고객은 서비스 전환 때 정부 ‘010번호통합정책’에 따라 ‘010’ 번호로 변경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2G 가입자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시적 세대간 번호이동과 01X 번호표시서비스를 통해 내년 6월30일까지 01X 번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2G 가입자는 3G 이상 서비스에 가입하게 되는데 30만원의 단말기 구매 지원을 받거나 2년간 이용요금제 70% 할인 등을 선택할 수 있다. KT가 2G 종료를 할 때는 월 요금 6600원을 지원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가 제반 절차에 따라 마무리될 수 있도록 고객 안내 및 서비스 전환 지원 등 이용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CDMA 신화의 주역인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