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 ‘국가정보화기본법’, ‘전자서명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이 20대 국회를 통과하며 ICT 업계의 오랜 숙원들이 해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최근 통과된 법안들의 하위법령 작업과 함께 단통법 개정, 유료방송 사후규제, 정보통신융합법 고도화 등 만만치 않은 입법과제를 처리하게 된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21대 국회서 다루어질 주요 ICT 입법정책 현안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제도개선 방향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하 단통법)’ 재정비가 21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핵심 입법 현안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단통법은 2014년 10월 불투명한 이동전화단말기 보조금을 통제해 단말기 유통구조를 합리화하고 유통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제정됐다. 단통법 시행 이후 차별적인 보조금 지급을 금지하면서 전국적인 불법보조금 살포 행위가 감소하고, 선택약정할인 25% 시행에 따른 효과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반시장적인 규제라는 지적과 함께 소비자 선택권을 축소시킨다는 한계는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제21대 국회 주요 입법 정책 현안’에서 단통법 개선은 주요 ICT 정책 과제로 선정됐다. 5G 상용화 후 다시 불법보조금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상황에서, 모든 이해관계자가 시장환경에 맞게 단통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데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 앞서, 20대 국회는 26개에 달하는 단통법 개정안을 내놓았지만 회기가 만료되면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는 합리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분리공시제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가계통신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통신사와 시민단체는 분리공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제조사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이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단통법 제정 당시에도 분리공시제를 추진했으나, 제조사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현재는 통신사 지원금만 별도로 공시하고 있다.
5G 상용화 후 5G 단말이 100만원대를 웃돌면서 고가 정책이 이어지고 있고, 스팟성 불법보조금을 통해 일부 판매점에서는 공짜폰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투명한 단말기 유통시장 질서를 위해 자급제 단말기도 특정 기준에 따라 가격을 공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정부는 법제화를 통해 단말기와 통신서비스 판매 분리를 강제하는 완전자급제 대신, 정부 장려로 민간 차원 자급제 단말 출시 비중을 높이고 사업자 재량을 인정하는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효과는 크지 않다. 실질적인 단말 가격과 통신비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완전자급제를 실시했을 때 제조사에 유통권이 넘어가는 시장상황을 우려하는 유통업계 반발도 존재한다.
판매장려금 규제와 관련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대리점과 판매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은 사실상 소비자 지원금으로 활용되고 있다. 장려금 차별을 금지하기 위해 지급 수준의 하한선을 법으로 제한하고, 처벌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경쟁을 가로막아 가격인하 요인을 없애 기업만 배부르고 소비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단통법 개정 논의과정에서 모든 이해관계자와 다양한 가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각각의 대안에 대한 입장과 시장에서의 효과성 평가가 엇갈리므로, 의견을 면밀히 수렴해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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