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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인도·대산공장 사고 수습 ‘아직’…사업 철수 검토?

- 신학철 대표, 철수 가능성 언급…인도·대산, 주민 불안↑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화학이 전 사업장 긴급점검에 나섰다. 단기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를 발견할 경우 가동을 잠정 중단한다. 안전 확보가 어렵다면 철수까지 고려한다. 이번 일은 이달 인도와 한국 대산공단에서 발생한 사고가 발단이 됐다. 2건을 합쳐 사상자가 백여명이 발생했다. 미래에 대한 약속에 비해 과거에 대한 언급은 적었다. 배상 등 법적 문제를 고려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1일 LG화학에 따르면 LG화학은 인도 가스 누출 사고와 한국 대산공장 화재 사고 수습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각)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시 LG폴리머인디아에서 가스 유출 사고가 일어났다. 반경 5킬로미터까지 12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치료를 받았다. 1만여명이 생업에 지장을 겪었다. 지난 19일 한국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 LG화학 촉매센터에서 화재가 일어나 1명이 죽고 2명이 다쳤다.

◆인도 사법당국, LG 관련 법규 위반…관련자 출국 금지=인도 대법원은 지난 26일(현지시각)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을 봉인했다. 회사 관계자 출입을 막았다. 국가환경재판소(NGT)는 5억루피(약 81억원)를 공탁하라고 명령했다. 공장 봉인에도 불구하고 사고 유발 물질 스티렌모노머(SM) 전량을 한국에 반송한 일이 법원 허가 없이 진행된 것도 문제 삼았다. 관련 임직원 출국도 금지했다. LG폴리머스인디아가 환경규제를 위반하고 불법 영업을 했다는 것이 사법당국의 판단이다.

LG폴리머스인디아도 맞소송을 냈다. 필수 인원은 공장 출입이 가능해졌다. 명단을 작성해 현지 경찰이 관리하는 조건이다. 지난 13일 노국래 석유화학사업본부장을 단장으로 현장 지원단 8명을 파견했다. 이들은 아직 현지에 머물고 있다. 현지에서 귀국을 막은 탓이다. LG폴리머스인디아 공장 봉쇄와는 별도다. 지원단이 한국에 복귀할 경우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샀다. LG화학은 이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인도 당국과 협의 중이다.

이 공장은 코로나19로 영업을 중단했었다. 생산을 멈춘 3월24일부터 사고가 난 5월7일까지 SM 탱크 점검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관리 소홀이 드러났다. 비상상황 발생에 대비한 경보 시스템도 없었다. 현지 주민은 공장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작년 LG폴리머스인디아의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226억원과 63억원이다.

◆대산공단 연이은 사고…당국, 현장조사 진행 중=대산공장 관련 시설도 운영 중단 중이다. 관계당국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 화학 사고는 안전 확보 후 원인을 파악한다. 고용노동부와 서산경찰서 등 사고 원인과 법령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다만 사상자 장례와 보상 등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은 6월 한 달 동안 세계 40개 사업장 고위험 공정 및 설비를 긴급 진단키로 했다. 단기 개선이 어려우면 가동을 잠정 중단키로 했다. 정밀진단은 외부 환경안전 전문기관과 하기로 했다. 외부 기관 선정 중이다. 지난 20일 구광모 LG 대표가 신학철 LG화학 대표<사진> 등에게 근본적 대책을 강도 높게 주문한 후 나온 대응이다.

신 대표는 지난 26일 “현재 운영하는 사업도 환경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철수까지도 고려할 것”이라며 “철저한 반성을 통해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사업과 환경안전에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한층 높여 가겠다”고 약속했다.

신 대표의 발언은 철수보다 재발 방지에 무게가 실렸다. 인도와 대산 설비 폐쇄 등은 없을 전망이다. 과거보다 미래가 중심이다. 사과도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따진 것으로 보인다.

◆LG화학, 철수 보다 재발방지 ‘무게’…여론악화 '부담'=이에 따라 LG화학이 인도와 대산 사고 정리 결론이 어떻게 날지 관심이 모아진다.

LG화학은 ▲여론 전환 ▲수습 비용 최소화 등 기존 위기관리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 타격은 불가피하다. LG화학은 기업(B2B) 중심이다. 사업 차질 변수는 아니다. 반면 LG 브랜드 전반에 미칠 영향은 별개다. 그동안 LG는 인도 국민 브랜드 정착에 공을 들여왔다. LG전자 등은 코로나19로 국내 사업 비중이 커졌다.

인도는 장례를 미룬 피해자 시위까지 발생했다. LG폴리머스인디아를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것은 주민 의견만이 아니다. 화학 재해가 인도의 국가적 트라우마라는 점도 부담이다. 대산도 좋은 분위기는 아니다. 공교롭게도 올해 들어 대산공단 입주기업 사고가 잇달았다. 2월 한화토탈 컨테이너 사고, 3월 롯데케미칼 폭발 사고, 4월 현대오일뱅크 악취 사고 등이 연이어 있었다. 주민 불안이 극에 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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