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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반도체육성1년①] 日 이미지센서 ‘맹추격’ 美 AP ‘격차 여전’

-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시장 전망 따라 연구개발 박차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우리나라는 ‘반도체 강국’이다. 하지만 메모리반도체 의존도가 높다. 시스템반도체는 세계 점유율 1% 내외에 불과하다. 2019년 4월 정부와 기업은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본격화했다. 시스템반도체를 차세대 먹거리로 정했기 때문이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한국 시스템반도체 지난 1년 성과와 보완책을 짚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편집자주>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했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위해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향후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스템반도체에서 더 큰 부가가치 및 수익성이 기대된다는 판단에서다. 직접 칩설계를 하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주력은 이미지센서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사람의 눈에서 망막과 같은 역할이다. 스마트폰 1대당 탑재되는 카메라 수가 늘어나면서 이미지센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을 넘어 자율주행차나 드론, 로봇 산업에도 쓰일 것으로 전망돼 성장이 무한하다.

이미지센서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국내 주요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미지센서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며 점유율을 가져올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이미지센서 시장(금액기준) 1위는 소니다. 삼성전자는 2위다. 각각 점유율 49.1%와 17.9%를 기록했다.

◆ “크기는 더 작게, 성능은 더 좋게” 삼성 이미지센서 기술 향상 잰걸음=삼성전자는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 첫 제품으로 이미지센서를 육성 중이다. 이미지센서는 화소 수와 연결된다. 화소 하나하나가 빛을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6400만화소 발표 이후 8월 업계 최초로 1억800만화소 제품을 발표했다. 이 센서는 삼성전자 ‘갤럭시S20울트라’뿐 아니라 샤오미 ‘미10’과 모토로라 ‘엣지플러스’ 등에 들어갔다.

한정된 이미지센서 크기에 화소 수가 과도하게 많아지면 화소간 간섭현상이 벌어진다. 즉, 픽셀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성능은 유지시키는 것이 이미지센서 기술의 관건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픽셀 크기가 0.7마이크로미터(㎛)인 이미지센서를 선보였다. 기존 0.8㎛ 대비 카메라모듈 크기와 두께를 줄일 수 있다.

화소수가 이미지센서의 모든 걸 결정하는 건 아니지만, 삼성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음은 사실이다. 삼성전자는 이어 사람의 눈을 뛰어넘는 이미지센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센서사업팀장 박용인 부사장은 삼성전자 뉴스룸에서 “이미지센서 화소 수를 늘리면서 픽셀을 작게 줄이는 트렌드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라며 “사람 눈을 능가하는 6억화소 이미지센서 등 혁신을 위한 삼성전자의 도전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 ‘블랙펄’ 양산한 SK하이닉스, 지속적인 신제품 출시로 점유율 확대 계획=이미지센서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존재감은 아직 크지 않다. 소니가 약 50%, 삼성전자가 20%인 상황에서 SK하이닉스 점유율은 2% 수준에 그친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에 의존하는 사업구조 개선을 위해 이미지센서를 개발·출시했다. 올해 3월 내놓은 자체 이미지센서 ‘블랙펄’ 블랙펄 CIS 신규 라인업 4종은 급증하는 모바일 이미지센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화소 크기 1.0㎛ 크기 제품으로 시작하지만 하반기에 0.8㎛의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신규 라인업 4종은 픽셀 영역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쿼드 픽셀 기능과 경쟁 제품 대비 효율성을 더욱 끌어올린 Q2B 리모자이크 알고리즘을 탑재해 다양한 카메라 유형에 대응한다. 특히 초광각 카메라에 최적화된 Hi-1634(1600만화소)·Hi-2021(2000만화소)는 지난 1월 양산에 돌입해 고객사에 공급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기존에 하고 있던 비메모리반도체 영역을 강화하면서 관련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려 한다”며 “이미지센서 라인업은 향후 모바일 말고도 보안, 차량, 의료 등으로 확대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 삼성전자 AP, 퀄컴과 여전한 격차…긴 호흡·협업 필요=AP는 스마트폰·태블릿 등 단말기 ‘두뇌’로 불린다. 각종 응용프로그램 구동과 그래픽 처리를 담당하는 핵심 시스템반도체다. AP에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D램, 통신 칩 등이 포함된다.

퀄컴을 필두로 화웨이, 삼성전자, 애플, 미디어텍 등이 참전 중이다. 주로 시스템반도체 강국인 미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래도 지난 1년 유의미한 성과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AP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차지했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AP 시장에서 삼성은 전년 대비 2.2% 성장하며 전체 시장에서 14.1%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다. 1위는 33.4%의 점유율을 기록한 퀄컴, 2위는 24.6%인 미디어텍, 4위는 13.1%의 애플이다.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11.7%의 점유율로 5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조금씩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1위와의 격차는 크다. 퀄컴의 경우 유럽을 제외한 인도와 북미,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전부 3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높지 않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S20’시리즈에도 직접 설계한 엑시노스 대신 퀄컴 ‘스냅드래곤865’를 채택했다. 국내용 전략 스마트폰엔 항상 엑시노스를 탑재해오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국내용 제품에 퀄컴 제품이 들어간 것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국내 제품에 엑시노스가 아닌 퀄컴 스냅드래곤을 채용한 건 이례적이긴 하다”며 “그러나 지역별 특성에 따라 출시하는 만큼 갤럭시 모델 사업에서 엑시노스 출하량에 큰 변동이 있거나 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AMD와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AMD의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 시리즈의 그래픽 성능을 대폭 끌어올릴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차량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브랜드인 ‘엑시노스 오토’를 출시한 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모바일 시장이 정체돼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모바일AP 수요는 꾸준히 있다”며 “장기적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등 모빌리티 시장이 발전하면서 관련 AP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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