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이 속속 5G 요금제를 확대하고 있으나 정작 기대감은 크지 않은 모습이다. 아직은 가격 경쟁력이 부족한 데다 전용 스마트폰 수급도 쉽지 않아 가입자 유인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중저가 5G 단말 출시 계획이 잇따르면서 본격적인 가입자 증가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5G 알뜰폰 시장이 계륵 신세를 면하려면 고가 단말기 위주로 형성된 시장 장벽이 해소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 알뜰폰이 모인 우체국알뜰폰은 오는 11일부터 5G 요금제 10종을 출시하고 판로 확대에 나선다. 스마텔·큰사람·아이즈비전·인스코비·세종텔레콤 등 5개 사업자는 9GB 기준 최저 3만원대부터 200GB 고용량 데이터의 경우 6만원대로 요금제를 구성했다.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통신사들의 5G망 개방에 따라 순차적으로 전용 요금제를 선보여왔다. 올해 2월 LG유플러스가 통신3사 가운데 가장 먼저 5G망을 임대하기 시작했고 이어 KT와 SK텔레콤이 합류하면서 중소사업자들도 5G 요금제 출시길이 본격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중소업체들의 경우 5G 요금 출시 이후 석 달이 흐른 현재까지 홍보·프로모션에 소극적이다. 사실상 유일한 홍보 채널인 홈페이지에서도 5G 요금제를 전면에 앞세운 곳은 전무하다. 업계에선 에넥스텔레콤 정도가 최저가 요금 이벤트와 갤럭시S20 판매를 내세운 바 있다.
알뜰폰업계는 주력하는 3G·LTE 상품 대비 5G 가입자 비중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KB국민은행 리브엠이나 통신3사 자회사 알뜰폰들도 그런데 중소사업자들은 더하다”며 “업체들도 프로모션을 안 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힘을 싣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1차 배경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없다는 점이 꼽힌다. 최저 3만원대로 낮추긴 했으나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고객 특성상 꼭 필요한 고용량 요금제는 6~7만원대다. 선택약정할인이 있는 통신사와 별반 다르지 않다. 요금 구성요소 중 하나인 통신사 도매대가가 66~75% 수준으로 높아서다.
중소업체들은 단말 수급도 난관이다. 중저가·중고 단말이 5G 시장에선 아직 부족하다. 50만원대 5G폰은 갤럭시A51이 유일하다. 그 외에는 갤럭시A90이나 LG벨벳 정도가 80만원대다. 5G폰이 출시된 지 채 1년이어서 알뜰폰 고객층이 많은 중고폰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알뜰폰업계는 올해 하반기 중저가 5G 단말 라인업이 확대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갤럭시S51를 비롯해 연내 2~3개의 중저가 5G폰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만 중소 알뜰폰 업체들은 도매 수량 자체가 적어 제조사에서 판매를 꺼리는 일도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5G 알뜰폰 바람이 중소 시장까지 불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요금제나 단말기 문제뿐만 아니라 고객 대응 능력이 좋지 않은 경우도 많아, 데이터 사용량이 월등히 높은 5G 가입자의 민원에 잘 대처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