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인터넷전문은행법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 통과로 KT가 케이뱅크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BC카드라는 우회로를 통해 케이뱅크 회생에 나선 KT의 전략이 변화할지 주목된다.
국회는 29일 밤 본회의를 열고 인터넷은행 대주주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번 개정안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요건에 공정거래법 위반 내용을 제외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존에는 대주주인 비금융주력자가 최근 5년간 금융 관련 법령과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하지 않은 경우에 한해 인터넷전문은행의 지분을 34%까지 늘릴 수 있게 허용해주고 있다.
하지만 KT가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게 되면서 KT에 대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중단됐다. 때문에 KT는 지난해 기존 주주사를 대상으로 5천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려다 276억원 증자하는 데 그쳤다. 케이뱅크는 자본 부족으로 주요 대출상품의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때문에 KT와 케이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법 통과를 기대해왔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 3월에도 동일한 내용의 법안이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민주당, 정의당 일부 의원 등의 반대로 부결된 바 있다.
29일 열린 본회의에서도 개정안의 표결을 앞두고도 찬반 의견은 팽팽하게 대립해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꾸준하게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인터넷은행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제21대 국회로 논의를 넘겨서 충분한 심사와 검증 이후에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으며 정의당 추혜선 의원도 “개정안이 통과되면 인터넷전문은행법을 제정하면서 균열이 생긴 은산분리 원칙은 이제 완전히 무너지게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격론끝에 인터넷전문은행법이 통과되면서 KT와 케이뱅크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에 따라 사실상 2기 체제를 정비하고 있는 케이뱅크의 향후 전략이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이다. 케이뱅크는 이문환 BC카드 사장이 케이뱅크 2대 은행장으로 3월 공식 취임했다. 임기는 2년이 될 예정이다.
일단 BC카드를 대주주로 내세워 케이뱅크를 정상화하겠다는 KT의 계획이 그대로 이어질 지 아니면 다시 KT를 대주주로 하는 방법이 모색될 지 관심이다.
KT는 BC카드의 케이뱅크에 대한 3000억원 증자는 금융위, 법제처 유권해석에 따른 수순으로 추가자본 투입 없이는 자기자본비율이 5월 중 두자릿수가 붕괴될 전망이라며 뱅크런 우려 등 금융시장의 혼란을 막고 고객 보호를 위한 책임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