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 UAM)의 시장규모가 2040년 1조5000억달러(한화 약 18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항공택시의 성장가능성이 높은 도시로 서울과 도쿄, 베이징, 상하이, 델리가 선정됐다.
삼정KPMG(회장 김교태)가 13일 발간한 보고서(하늘 위에 펼쳐지는 모빌리티 혁명, 도심 항공 모빌리티)는 도심항공모빌리티 서비스가 2030년 도심과 공항 간 셔틀을 시작으로 2040년 도심 내 항공택시, 2050년 광역 도시 간 이동으로 확장되며 2050년엔 전 세계 이용객수가 4억4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불리는 UAM은 저고도의 공중을 활용한 도시의 항공 운송 생태계를 의미하며, 도시의 교통체증과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혁신 신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KPMG 글로벌은 인구밀집과 경제성장, 도로혼잡도를 고려할 때 2050년까지 UAM 서비스의 성장가능성이 가장 높은 도시로 서울과 도쿄, 베이징, 상하이, 델리 등 아시아의 메가시티(Megacity)를 꼽았다.
보고서는 인구 1000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메가시티가 1990년엔 10개 도시에 불과했으나 2018년 33개, 2030년 43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 세계적으로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자동차로 인한 교통체증과 환경오염으로 사회적·경제적 비용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정KPMG는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전 세계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지금부터 UAM 관련 신산업에 대한 세부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에 필요한 핵심역량을 확보하는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UAM 생태계의 이동수단인 개인용비행체(PAV)는 대부분 배터리를 통해 전기동력을 얻는 수직이착륙(eVTOL) 방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으로 전 세계 114개 업체에서 133개의 eVTOL 모델을 개발 중이고, 이 중 35개 모델은 이미 시험비행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보잉, 에어버스, 엠브라에르 등과 같은 글로벌 항공기 OEM 기업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현대자동차, 아우디, 토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OEM들도 UAM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버는 2023년 항공택시 서비스인 ‘우버에어(Uber Air)’의 출시계획을 발표하였고, 에어버스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공항과 도심 간 이동에 ‘시티에어버스’를 활용할 계획이다.
인텔, 텐센트와 같은 IT 기업들도 UAM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PAV 개발 스타트업인 조비에비에이션(Joby Aviation)은 지난해까지 총 1억2800만달러(한화 약 1562억원)를 조달했으며, 인텔 캐피탈과 토요타 AI 벤처스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독일의 볼로콥터(Volocopter)는 다임러와 볼보의 모회사인 중국 지리자동차, 인텔과 마이크론 등으로부터 총 9650만달러(한화 약 1178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보고서는 UAM 생태계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술의 개선과 융합, 제도와 법률의 정립, 새로운 인프라 구축, 그리고 사회적 수용성 증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배터리를 포함한 복합소재 산업 뿐만 아니라, IT·소프트웨어, 건설,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분석이 필요하며, 서로 다른 경쟁우위를 가진 기업과 도시, 정부기관들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UAM 생태계 조성 단계에서부터 도시 데이터 활용 등 스마트시티와 연계해 비즈니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위승훈 삼정KPMG 자동차 산업 리더는 “도시의 지상과 지하 공간은 이미 심각한 포화상태로 기존의 교통 인프라 확장은 한계에 도달했으며, 도시 내 3차원 공간인 공중을 활용한 새로운 모빌리티 옵션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초융합 산업인 UAM의 밸류체인 분석을 통해 산업별 미래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사업구조 재편 방향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