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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칼럼

[취재수첩] 초유의 온라인 개학, 불안한 출발선에 섰지만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4월9일 중·고등학교 3학년을 시작으로 20일까지 전국 540만여명의 학생들이 원격수업을 듣게 된다. 가르치는 교사도, 듣는 학생도, 이를 돕는 학부모도 처음 겪는 일이다. 매끄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교육부의 온라인 개학 발표 이후 그 방법론과 실효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져 왔다.

원격수업은 크게 2개 유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 ▲인터넷 강의(인강) 등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화상회의 소프트웨어(SW)를 통해 이뤄진다. 학생과 교사가 서로 호흡하며 수업할 수 있는 만큼 오프라인 수업과 유사한 형태의 수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원격수업을 위한 PC나 카메라 등 인프라 부족이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가구 인원이 많을 경우 여러 대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도 부담이다.

또한 다양한 SW 중 어떤 SW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일부 시·도 교육감과 활용하고 소개한 ‘줌’이 부각됐었으나 연이어 보안 이슈가 발생했다.

알서포트가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자사 솔루션 ‘리모트미팅’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나섰으나 최대 30인까지 이용 가능해 학급 인원이 30명을 초과하는 경우 활용이 어렵다. 이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팀즈’, 네이버의 ‘라인웍스’ 등 숱한 SW가 실시간 쌍방향 수업 도구로 제시됐다. 교육 현장에서는 너무 많은 선택지가 되려 선택을 어렵게 만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장비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은 인강 형태의 수업을 선호하는 학교가 늘었다. 다수 학교가 EBS를 이용한 인강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 강의를 들을 PC와 인터넷이 필요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모바일 기기로 이용할 경우 데이터가 부족할 수도 있다.

‘인강’이 수업 집중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학생 자율에 맡겨지는 데다 유선전화나 과제물 제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이뤄지는 출결 평가가 정확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작성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또 다수 접속자가 집중될 경우 발생하는 서비스 접속 장애도 걱정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통신사업자의 인터넷 트래픽은 1월보다 13% 증가했다.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은 늘어난 트래픽으로 인해 접속 장애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온라인 개학이 될 경우 최대 540만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다. 교육부가 e-학습터와 EBS 온라인 클래스가 수용할 수 있는 동시접속자를 각각 300만명 규모로 확충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6일 교육부는 영상회의 SW 줌으로 원격교육 선도 교원을 임명하는 ‘온라인 임명식’을 진행했다. 하지만 17명이 참여한 영상회의는 인터넷 불안정으로 인해 끊김 현상이 계속 발생했다. 원격수업 해결을 위한 임명식이었으나 그 임명식조차 수차례의 끊김 현상을 겪은 후에야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오프라인 개학을 할 수도, 언제까지고 개학을 연기할 수도 없는 만큼 온라인 개학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처음 해보는 일이니만큼 실수와 장애는 당연한 만큼 지나친 비판은 피해야 한다.

교육계도 온라인 개학의 문제점을 극복하는 데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원격수업을 돕기 위해 전국 17개 시도의 학교별 교사, 교육부, 시도교육청, 관계기관이 모인 ‘1만 커뮤니티’가 결성되기도 했다. 당장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지속적인 개선과 보완을 통해 보다 나은 교육을 하겠다는 게 교육계의 의지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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